경제·금융

은행권 "올해는 디지털...핀테크社 M&A 정조준"

은행권 핀테크와의 협력 잇따라

농협銀, 300억 투자펀드 조성 예정

핀테크 인수합병 위한 규제 완화도 추진

해외선 골드만삭스 IT회사 150곳 인수

지난달 31일 서울 을지로 IBK파이낸스타워에서 열린 IBK금융금룹 핀테크 드림랩 5기 출범식에서 이상국(앞줄 가운데) 디지털그룹 부행장과 육성기업 대표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사진제공=기업은행지난달 31일 서울 을지로 IBK파이낸스타워에서 열린 IBK금융금룹 핀테크 드림랩 5기 출범식에서 이상국(앞줄 가운데) 디지털그룹 부행장과 육성기업 대표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사진제공=기업은행



2019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은행권의 화두는 당연 디지털이다. 단순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비대면 채널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인 때는 지났다. 지난해 은행장들은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을 주요 경영 목표의 하나로 내걸며 박차를 가했다.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수익 모델을 강화하는 것도 더욱 중요해졌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IBK기업은행은 서울 을지로 IBK파이낸스타워에서 핀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한 ‘IBK금융그룹 핀테크 드림랩’ 5기 출범식을 가졌다.

에이젠글로벌·텐큐브·테라·마이뱅크·뉴스젤리·팝펀딩·피노텍·해빗팩토리·엠마우스 등 9개 기업이 육성 기업으로 선정됐다. 육성 기업은 사무공간, 금융·특허·법률분야 등의 컨설팅과 멘토링, 투자자 연계, 해외진출 등을 지원받는다. 또한 미국·영국·핀란드 등 해외 액셀러레이터들의 프로그램 참가 기회를 제공 받는다는 것이 다른 은행의 핀테크 랩과의 차별점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제3회 ‘위비핀테크랩 시네마 데모데이’를 열었다. 우리은행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위비핀테크랩을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스타트업에 대한 홍보와 투자유치를 위해 매년 데모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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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은 오는 4월 출범할 예정인 서울 양재동 디지털 센터에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NH핀테크혁신센터를 이전시킬 계획이다. 그동안 핀테크 랩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앞으로는 핀테크 업체와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대안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농협은행 측의 구상이다. 핀테크 업체 등 혁신기업 투자는 300억여원 규모의 범농협 투자 전용 펀드를 통해 이뤄질 계획이다.

은행권은 앞으로 핀테크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넘어 인수합병(M&A)하는 방안까지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은행장들은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면담에서 핀테크 회사나 정보기술(IT) 업체에 대한 지분 보유한도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건의했다. 현재까지 금융회사는 원칙적으로 비금융회사 소유가 제한돼 있어 핀테크 기업 출자에 현실적인 한계가 있어서다. 이 총리가 금융 당국에 적극 검토하라고 한 끝에 금융위원회는 적극적 유권해석 등을 통한 금융회사의 핀테크 기업 출자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해외 금융 선진국에선 은행의 핀테크 업체 인수가 일찍이 활성화돼있다. 골드만삭스는 2015년 제너럴일렉트릭(GE)의 온라인 은행 사업을 사들이는 등 최근 5년간 핀테크 등 150여개 정보기술(IT) 회사를 인수했다. 제이피모건체이스도 지난해 미국 온라인 결제서비스 ‘위페이’를 인수하며 핀테크 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올랐다. 디지털 전략의 선두 주자로 유명한 스페인의 BBVA의 경우 지난 2014년 인터넷 전문은행 ‘심플(Simple)’을 1억2,000만 달러에 인수한 뒤 벤처펀드 조성을 통해 암호화폐, 개인간거래(P2P) 대출, 지급결제 등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핀테크 업계도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선 은행의 인수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벤처캐피탈이나 액셀러레이터의 투자는 활성화되고 있지만 투자 규모가 수십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핀테크 업체의 한 대표는 “국내에서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지 않는 것은 인수 등을 통해 몸집이 커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지 않는 것이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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