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상원 슈머, 샌더스 "기업 ‘자사주 매입’ 제한하겠다"

NYT 기고문서 주장..."상위 10%가 가계 주식 85% 보유"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오르면 부유층과 경영자만 좋은 일"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2020년 대선 주자로 꼽히는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을 제한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슈머 원내대표와 샌더스 의원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 공동 기고문에서 전제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에만 자사주 매입을 허용하는 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직원에게 시간당 15달러 임금을 지급하고 7일간의 유급 병가 휴가를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전제조건에 포함될 수 있다. 또 제대로 된 연금제도와 복지혜택을 직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조건도 검토되고 있다. 이들은 자사주 매입이 차단되면 기업이 배당금을 늘리는 꼼수를 부릴 수 있다면서 세제 개편 등을 통해 배당 규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고문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포함된 기업들 가운데 466개 기업이 2008부터 2017년까지 약 4조달러(4,476조원)를 자사주 매입에 쏟아부었다. 이는 기업 이익의 53%에 해당한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혜택에 힘입어 미 기업들이 지난해 연간 기준 역대 최고인 1조 달러 이상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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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머 원내대표와 샌더스 의원이 기업의 자사주 매입을 제한하려는 이유는 이 제도가 주주와 근로자 간 소득 불균형을 악화시키는 데 악용되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임금 인상과 직원 복지 향상에 쓰여야 할 자금이 자사주 매입에 투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가계 보유 주식 중 상위 10%가 전체의 85%를 차지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 가치를 올리면 혜택은 근로자가 아닌 주주와 경영진에게만 돌아간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하는 야당 민주당이 입법을 통해 기업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려는 의도도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한 민주당은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할 방침이다. 이들은 루즈벨트인스티튜트 분석을 인용해 “월마트는 근로자 수천명을 해고하고 샘스클럽 지점 수십개를 폐쇄하면서 자사주 매입에 200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자사주 매입액으로 월마트 모든 직원의 시간당 임금을 15달러까지 올릴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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