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몸사린 개미...펀드 유입 자금 절반, 단기상품에

지난달 단기금융 상품 비중 48%

매년 1월 기준으로 10년來 최고

모처럼 찾아온 연초 상승장서 소외




지난달 펀드 시장에 신규로 유입된 자금 중 절반이 단기금융상품으로 흘러갔다. 연초 증시 상승에 확신이 서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자금 운용처로 피신하며 몸을 사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통계를 보면 지난달 신규설정펀드 대비 단기금융 상품의 비중은 48.5%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1월 기준으로 최근 10년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증시가 폭락하기 시작한 9월(89.35%)을 제외하면 최근 25개월간 최고치다.


이는 확신을 갖지 못한 대다수 투자자가 모처럼 찾아온 연초 상승장에서 소외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심화된 장 변동성에 대한 피로감에 정작 증시가 상승할 때는 잠시 쉬어가려는 수요로 돌아선 것이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담당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대세 상승이냐 반짝 반등이냐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보니 많은 투자자들이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연초 증시 상승이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 심리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투자자들은 안전한 상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운용사들 사이에서도 아직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어 공격적인 상품의 신규 출시는 미루는 분위기”라고도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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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 입장도 마찬가지다. 아직은 공격적인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내세울 수 없다는 분위기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닌데다 미국 경기둔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손실에 시달렸던 투자자들에게 증시가 잠시 반등했다고 바로 공격적인 주식형 펀드를 권하기는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신규설정펀드 대비 단기금융 상품 비중은 지난 2016년 이후로 월평균 10~20%대를 유지해왔다. 증시가 박스권을 뚫고 대세 상승장에 진입했던 2017년 하반기에는 단기금융 상품 비중이 3개월 연속 0%대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줄곧 10%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9월과 10월 국내 증시 폭락이 본격적으로 이어지는 등 시장 불안이 가중되며 각각 89.35%와 41.75%를 기록했다.


권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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