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제재 풀려면 北이 뭔가해야…마지막 회담 아닐 것"

추가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시사…제재문제 유연성 발휘 속 ‘+α’ 압박

“北 비핵화 꺼린다고 생각 안해…이번 회담서 잘 풀려도 놀라지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에서 세바스티안 쿠르즈 오스트리아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떠나는 쿠르즈 총리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UPI=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에서 세바스티안 쿠르즈 오스트리아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떠나는 쿠르즈 총리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마지막 만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추가 정상회담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대북 제재를 풀어주고 싶다”면서도 북한이 의미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며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통화를 거론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매우 성공적일 것”이고 “싱가포르에서의 첫 번째 여정은 극도로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우리는 이틀간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다. 나는 우리가 많은 것을 성취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매우 좋은 회담으로 시작했으며 이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나는 이번이 행여 마지막 회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는 3차 북미 정상회담 등 향후 추가 회담 가능성을 비친 것으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장기전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종국적으로 북미 정상이 미국과 북한 땅에서 많은 회담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셔틀 외교’ 가능성을 피력한 바 있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에는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다. 여러 번 만날 것”이라며 언젠가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를 두고 “제재들은 전부 유지되고 있다. 나는 제재를 해제하지 않았다”며 “나는 그렇게 하고(제재를 풀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반대편(북한)에서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비핵화 추가 조치를 압박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김 위원장과 나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무언가 잘 풀리는 걸 봐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해 북한의 비핵화 행동에 긍정적인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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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를 조건으로 제시했음에도 이날 제재를 풀고 싶다는 발언은 이전보다 한층 전향적인 메시지라는 점에서 “제재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는 게 전적인 목표”라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최근 발언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북한이 최우선으로 원하는 대북 제재 완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비치며 이를 위해선 북한이 영변 핵 폐기에 더해 추가적인 비핵화 실행 조치를 내놔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해 곧 있을 북미회담에서 북한의 ‘행동’을 견인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21일 즈음 하노이에서 실무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시작할 때에는 여러분 알다시피 많은 문제가 있었다”며 “도처에 미사일이 다니고 억류된 인질들이 있었으며 송환해야 할 유해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핵 실험도, 미사일 발사도 없다. 우리는 좋은 관계,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북한이 비핵화를 “꺼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그들이 무언가 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해 80년간, 수십년간 논의해왔지만, 어떤 행정부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북한에) 속아 당하기만 했다”며 “나는 우리가 정말로 의미 있는 관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기대감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한국과 중국, 러시아 사이 한가운데에 위치했다는 지리적 입지 조건을 거듭 언급하며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적 안녕에 대한 엄청난 잠재력이 있으며, 그(김 위원장)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 누구보다 그가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따라서 그들은 국가로서 엄청난, 엄청난 잠재력이 있으며, 나는 이것이 그들이 하려고 하는 바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뤄왔다. 엄청난 양(의 진전)을 만들어왔다”며 “이번이 마지막 만남이 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왜냐하면 나는 그럴 것이라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논의할 주제들이 있으며, 그 논의는 매우 생산적일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박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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