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199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 선수로 활약한 올레 군나르 솔셰르(46·노르웨이) 맨유 감독대행은 후반 36분 교체 투입됐다. 추가 시간 3분 팀의 2대1 승리를 결정짓는 ‘기적의 골’을 기록하며 맨유의 통산 두 번째 챔스리그 우승의 수훈갑이 됐다.
솔셰르는 꼭 20년이 지난 2018-2019 챔스리그에서는 지도자로 추가 시간에 ‘기적’을 지휘했다. 솔샤르 대행이 이끄는 맨유는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대회 16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파리생제르맹(PSG)을 3대1로 무너뜨렸다. 홈 1차전에서 0대2로 패해 벼랑 끝에 몰렸던 맨유는 1·2차전 합계 점수 3대3 동점을 이루며 원정 다득점(3대2)에서 앞서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결승이 아닌 16강전이었지만 승부의 상황은 20년 전보다 더 좋지 않았다. 1차전 패배의 부담을 등에 지고 나선 맨유는 전반 시작 2분 로멜루 루카쿠가 상대 수비의 실수를 틈타 왼발 슛으로 골문을 열어젖혔지만 10분 만인 전반 12분에 PSG 후안 베르나트의 만회 골을 얻어맞았다. 그러나 맨유는 전반 30분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다시 합계 점수 1골 차로 따라붙었다. 마커스 래슈퍼드의 중거리 슛을 PSG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이 막아낸 공을 루카쿠가 놓치지 않고 마무리했다.
드라마는 경기 막판에 절정으로 치달았다. 맨유의 공세를 잘 버텨낸 PSG의 8강행이 결정되는 것으로 보이던 후반 45분 반전이 시작됐다. 맨유 디오구 달로트의 오른발 슛이 PSG 프레스넬 킴펨베를 맞고 벗어난 순간 비디오판독(VAR)이 선언됐다. 판독 결과 달로트가 찬 공이 킴펨베의 팔꿈치 쪽에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페널티킥을 얻어낸 맨유는 추가 시간 4분에 키커로 나선 래슈퍼드의 대포알 슈팅이 골망을 가르면서 믿기지 않는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맨유는 2013-2014시즌 이후 5년 만에 챔스리그 8강에 올랐다. 챔스리그 단판 승부에서 홈 1차전 2골 차 패배를 딛고 원정에서 역전승을 거둔 것은 이번 맨유가 처음이다. 솔셰르 대행은 17경기에서 PSG와의 16강 1차전 패배를 제외하면 구단 첫 원정 9연승을 포함해 14승2무를 기록하며 ‘매직’을 이어갔다. 반면 PSG는 2017년 바르셀로나, 지난해 레알 마드리드(이상 스페인)에 덜미를 잡힌 데 이어 올해도 8강 문턱에서 돌아섰다.
포르투(포르투갈)도 AS로마를 상대로 역전극을 연출했다. 홈 2차전 전후반 90분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해 3대3 균형을 맞춘 포르투는 연장 후반 12분 VAR에 이은 페널티킥 골 성공으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