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두환, 23년 만에 다시 피고인으로 법정 선다…부인 이순자씨 동석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씨/연합뉴스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씨/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년 만에 ‘5·18 피고인’ 신분으로 다시 법정에 선다.

1995년 12월 노태우 전 대통령과 함께 12·12 군사반란, 5·18 당시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 돼 1996년 재판을 받았으며 이번에는 회고록에서 5·18 당사자인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법정에 출두한다.


10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씨의 재판은 오는 11일 오후 2시 30분 201호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5월 불구속기소 된 후 재판 준비를 이유로 두 차례 재판 연기 신청을 했다.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공판준비기일은 지난해 7월 11일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나 이후 두 차례 공판기일에 불출석해 재판이 진행되지 못했다.


지난해 8월 27일 첫 공판기일을 앞두고는 부인인 이순자 여사가 남편이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며 불출석 의사를 밝혔고 지난 1월 7일 재판에서도 독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자 재판부는 전씨에게 구인장을 발부했다.



구인장은 피고인 또는 증인이 심문 등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로 소환할 수 있도록 발부하는 영장으로, 구인장 집행마저 거부할 경우 구속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

전씨의 법률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와 광주지검, 광주지법에 따르면 전씨 측은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혔다.

부인인 이순자 여사가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법정에 동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도 요청했으며 법원도 전씨의 연령,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이를 허가했다.

전씨는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승용차를 이용해 광주로 향할 예정이다.

검찰과 경찰은 재판 당일 오전 서울 자택에서 구인장을 집행하려 했으나 전씨가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힘에 따라 광주지법에 도착하면 구인장을 집행하기로 했다.

법원은 재판을 일반인에게 공개하지만 질서 유지를 위해 참관 인원을 총 103석(우선 배정 38석·추첨 배정 65석)으로 제한했으며 경찰에 청사 주변 경호 인력 배치를 요청했다.

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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