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현대·롯데홈쇼핑, 같은 브랜드 상품인데 서로 "우리가 첫 론칭" 해프닝

PGA, 롯데와 선계약했지만

편성문제로 현대 먼저 방송




“국내 홈쇼핑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제품입니다.” 지난 8일 오후 9시 40분께 시작된 현대홈쇼핑에서 여성 쇼호스트는 글로벌 골프 브랜드 PGA 의류가 현대홈쇼핑 최초 론칭 브랜드라는 사실을 힘주어 강조했다. 평소 골프 의류에 관심이 많은 A씨는 최초 브랜드라는 쇼호스트의 설명에 제품 구매를 고민했지만 최근 골프 의류를 산 지 얼마 안돼 구매 의사를 접었다. 그러나 국내 첫 론칭 제품 구매에 대한 아쉬움이 가시지 않아 인터넷으로 PGA 브랜드를 검색하다 롯데홈쇼핑의 온라인 몰인 롯데몰에서 같은 브랜드를 최초 론칭 한다는 설명을 우연히 보게 됐다. 국내 첫 판매 제품이라고 설명한 현대홈쇼핑의 온라인 몰인 현대H몰에서도 PGA 제품을 최초 론칭이라는 타이틀이 달고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같은 브랜드를 두 홈쇼핑 업체에서 최초 브랜드를 달고 판매를 하고 있는 셈이다. 최초 브랜드 론칭은 소비자 유인에 큰 역할을 하지만 허위로 이를 사용 할 경우 소비자를 현혹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이번 일은 편성 문제 때문에 불거졌다. 당초 PGA 브랜드를 국내로 들여온 업체와 롯데홈쇼핑은 먼저 계약 협의를 진행했으나 편성 제약 등으로 방송을 늦게 내보내면서 현대홈쇼핑이 먼저 론칭을 하게 됐다는 해명이다. 업체 측은 롯데홈쇼핑에 현대홈쇼핑과 방송을 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려왔고, 이에 롯데홈쇼핑은 방송에서는 최초 론칭 내용을 내보내지 않았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최종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방송 편성을 확정해야 하는데 편성이 늦게 되면서 현대홈쇼핑에서 먼저 방송을 내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롯데홈쇼핑 온라인 몰에서는 ‘홈쇼핑 최초 론칭하는 브랜드’라는 설명이 그대로 기재돼 있다.


업계에서는 채널 차별화를 위한 단독 경쟁이 불러온 ‘웃픈’ 해프닝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일은 홈쇼핑 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라며 “최근 5년 사이 홈쇼핑이 단독 브랜드 유치에 노력하고 있는데 채널 차별화를 위해서는 다른 데서 안 파는 상품을 가져오는 게 최대 경쟁력으로 보고 있어 상품 소싱·유치에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보니 발생한 일 같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박성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