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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백혈병도 유전?

정준원 세브란스병원 교수

"골수성 혈액암 환자 10명 중 1명

선천성 유전자 돌연변이 확인

발병땐 다른 가족도 검사 필요"

비정상적인 백혈구만 폭발적으로 증가한 급성 백혈병 환자의 혈액세포 영상.비정상적인 백혈구만 폭발적으로 증가한 급성 백혈병 환자의 혈액세포 영상.



“급성 백혈병 등 골수성 혈액암 환자 10명 중 1명은 ‘선천성 유전자 돌연변이(germ line mutation)’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환자라면 가급적 그런 돌연변이가 없는 가족으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이식받고 가족 모두가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정준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과거에는 조혈모세포 공여자나 가족에 대해서는 선천성 돌연변이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교수는 혈액종양내과 민유홍, 진단검사의학과 최종락·이승태 교수 등과 공동으로 지난 2016~2017년 급성 백혈병(95명),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등 골수성 혈액암 진단을 받은 129명을 대상으로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으로 선천성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골수성 혈액암 진단을 받은 환자 10명 중 1명꼴(8.4~11.6%)로 판코니 빈혈, 선천성 재생불량성 빈혈, 가족성 혈소판감소증 등의 원인이 되는 선천성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됐다. 3~72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견됐다. 국내에서는 BRCA2·FANCA·DDX41·NBN 등 9종의 선천성 유전자 돌연변이가 주로 관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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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는 “한국인에게서 선천적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백혈병 환자의 비중이 높다는 게 확인됐다”며 “선천성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가족도 돌연변이가 없는 사람에 비해 암에 쉽게 걸릴 수 있는 만큼 백혈병을 포함한 다양한 암의 발병 위험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NGS 검사로 선천성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가족 공여자를 찾아 조혈모세포 이식을 하면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일부 유전자의 경우 유방암 등 다른 암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도 함께 발견돼 포괄적인 유전자 검사를 바탕으로 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급성 백혈병은 혈액을 만드는 골수 내 조혈세포에서 생긴 대표적 혈액암으로 환자 수가 2005년 2,335명에서 2015년 3,242명으로 39%가 늘었다. 다양한 치료법과 약이 개발되고 있지만 치료가 쉽지 않아 전체 생존율은 40%(고령자는 10%) 미만이다. 환자 중 절반은 선천성 또는 이보다 발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후천적 ‘체세포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으며 일부 체세포 돌연변이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돼 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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