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시그널] 안전 먹거리 초록마을, 대상그룹 편입 8년만에 첫 적자

새벽배송 등 달라진 흐름 못읽고

오프라인에 집중...매출 15% 감소

판매수수료 급증에 수익성 악화

대상그룹의 초록마을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안전한 먹거리’ 이미지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알짜 자회사였지만 새벽 배송이나 온라인 당일 배송 등 달라진 소비 패턴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 것이 패착으로 분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초록마을은 지난해 영업손실 4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당기순손실도 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259억원에서 1,904억원으로 15.7% 급감했다. 2010년 대상그룹에 편입된 이후 첫 적자다.

0115A18 초록마을



초록마을은 유기농 제품 위주로 고가 정책을 고수함에도 탄탄한 수요층을 가진 알짜 업체였다. 초록마을은 특히 대상그룹 장녀인 임세령 전무가 지분을 보유(30.2%)하고 있는데 대상홀딩스(084690)(49.1%)에 이어 2대 주주다.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키우는 업체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16년 매출이 정점을 찍고 매년 업황이 악화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환경변화에 따라가지 못한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초록마을은 전국 470여 곳에 매장을 보유하고 오프라인 위주로 영업을 한다. 하지만 최근 유기농 제품 소비자들은 샛별배송 마켓컬리나 쿠팡의 쿠팡 프레쉬 등 온라인 위주로 구입 방식을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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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실적에서 나타난다. 초록마을의 대규모 적자는 판매관리비(판관비) 중에서도 판매수수료 부분이 급증한 것이 영향을 줬다.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는 7% 수준으로 큰 변동은 없었다. 대신 판관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에서 31%로 증가했다. 판관비에서 판매 수수료 비중은 23%에서 26%로 늘었다.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늘면서 카드 수수료를 많이 지불 한 것이 이유였다. 2017년 기준으로 역산해보면 판매수수료가 약 30억원 이상 늘었다.

물론 초록마을도 시장 변화에 대응은 하고 있다.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구매 및 매장배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구입 당일이나 최대 다음날까지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다만 관련 투자를 확대해야 해 수익성은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구매 고객 등 달라진 소비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무형자산 소프트웨어 등에 20억원 이상 투자했지만 역부족이다. 배송 시스템 등 유형 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감가상각비도 27억원이나 잡혀 영업익을 갉아 먹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중심축이 옮겨가는 상황에서 경영층이 발 빠르게 대응 전략을 바꾸지 못한 게 악재였다”며 “유기농 먹거리라는 이미지만으로 시장 점유율 다시 회복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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