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 LG·삼성 배터리 단 전기차 '형식승인'…현지공략 속도

첫 보조금 대상 가능성

"아직 안심 이르다" 관측도

1015A13 전기차배터리시장점유율



중국이 LG화학(051910)삼성SDI(006400)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자동차에 대한 1차 심사 격인 형식승인을 내줬다. 한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이 중국 정부의 첫 보조금 대상이 될 가능성이 나온다. 국내 업체의 중국 시장 공략 움직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아직 최종 통과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전날 홈페이지에 ‘제318차 자동차 형식승인’ 통과 목록을 게재했다. 이날 형식승인을 통과한 자동차에는 LG화학의 난징공장에서 만든 배터리를 탑재한 둥펑르노자동차의 전기차 4종과 삼성SDI 톈진공장의 배터리가 탑재된 충칭진캉자동차의 전기차 1종 등 한국 관련 총 5종이 포함됐다. 중국 내 보조금 대상이 되려면 형식승인을 받고 이후 ‘친환경차 추천목록’에 등재돼야 한다. 앞서 지난해 5월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를 장착한 베이징벤츠 전기차가 형식승인을 받았지만 당시 보조금 대상으로는 지정이 안 됐다.

지난 2016년 중국은 자국 내 배터리업체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인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을 선정하면서 한국 업체들을 배제했다. 당시 중국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대상에 배터리업계도 포함됐다는 이야기가 나온 이유다. 하지만 중국이 점점 사드 사태 장기화에 부담을 느끼는데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유화책으로 더 이상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못하게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에 자동차에 대한 형식승인이 나오면서 둥펑르노와 충칭진캉은 각각 해당 모델에 대해 전기차 보조금을 신청할 예정이다. 결과는 다음달께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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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업체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가 중국 정부 보조금 대상에 포함될 경우 LG화학과 삼성SDI 등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관련 차량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보조금을 등에 업은 CATL이나 BYD 같은 중국 업체 제품이 사실상 100%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과 BYD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각각 26.4%, 16.0%에 달한다. 반면 중국 내수시장을 제외할 경우 CATL과 BYD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각각 0.7%, 0.6%에 그친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폐지되는 오는 2020년 말이 중요 분기점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내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파나소닉과 같은 업체의 기술력은 ‘선도자(LEADERS)’군으로 분류되며 CATL 등 중국의 최상위 배터리 업체 기술력은 ‘경쟁자(CONTENDERS)’로 분류돼 한 단계 낮다. 국내 업체들이 높은 기술력에 공장 증설 등에 따른 ‘규모의 경제’까지 등에 업을 경우 2020년 이후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LG화학은 올 초 중국 난징 배터리 공장 증설 계획을 밝혔으며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창저우 외에 헝가리와 미국 조지아 주 공장 등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 또한 중국 시안에 1조7,000억원가량을 투자해 배터리 2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이번에 보조금 대상에 선정되지 못하더라도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폐지 시한이 2년이 채 남지 않은 만큼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다시금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양철민기자 chsm@sedaily.com

최수문·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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