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아벨 콰르텟 "조화로움이 현악4중주 매력이죠"

■예술의전당서 20일 정기연주회

"하나의 소리낼 때 표현력 깊어져

쇼스타코비치 곡으로 색다른 변신

성숙함·우리만의 색깔 보여줄것"

아벨콰르텟 ⓒJino Park /사진제공=목프로덕션아벨콰르텟 ⓒJino Park /사진제공=목프로덕션



독주회나 오케스트라 공연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국내에서 실내악은 불모지에 가까웠다. 하지만 2007년 ‘노부스 콰르텟’에 이어 2013년 ‘아벨 콰르텟’이 등장하면서 한국 실내악과 현악 4중주의 저변이 넓어졌다. 아벨 콰르텟은 결성 직후부터 아우구스트 에버딩 국제 콩쿠르 2위, 하이든 국제 실내악 콩쿠르 1위, 제네바 국제 콩쿠르 한국인 최초 현악 4중주 부문 3위를 연달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도 한국 현악 4중주의 위상을 높였다.

오는 20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세 번째 정기연주회를 앞둔 아벨 콰르텟은 최근 “실내악의 매력은 팀이 함께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라며 “나 혼자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네 명이 함께 공유한 결과물이 무대에서 하나의 통일된 소리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악 4중주에 대해서는 “비슷한 음색의 현악 사운드가 잘 맞았을 때 오히려 표현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며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벨 콰르텟은 바이올린 윤은솔(31)과 박수현(29), 비올라 김세준(30), 첼로 조형준(32)으로 구성됐다. 2013년 독일 유학 중 실내악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으로 의기투합했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2년의 공백을 가진 뒤 오랜만에 선보이는 무대다. 김세준은 “정기연주회라는 것 자체가 준비에 대한 부담과 압박감이 있다”며 “다른 연주와 어떻게 달라졌는지 성숙한 모습과 함께 저희 본연의 색깔도 보여드리고 싶어 여러 가지로 욕심이 나는 무대”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기연주회의 제목은 ‘초심’이다. 1부에서는 결성 당시부터 공연하려 했지만 후일을 기약한 베토벤과 드뷔시의 곡을 선보이고, 2부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담았다. 김세준은 “2부에 선보이는 쇼스타코비치의 곡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었던 스타일의 곡”이라며 “과거의 저희를 이겨보고 싶은 마음과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는 마음을 모두 담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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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Abel)’이 히브리어로 ‘생명력’을 의미하듯 아벨 콰르텟은 우리나라 실내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팀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앞으로 더 많은 꿈나무가 솔로만이 아닌 다양한 꿈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한다. 조형준은 “국내에서 실내악에 대한 관심도가 점점 높아지고 한국 음악계 자체도 훨씬 더 열리면서 솔리스트에만 집중되던 시선이 많이 깨진 것 같다”고 했다. 윤은솔도 “어렸을 때 무조건 솔리스트를 꿈꿨는데 커가는 꿈나무들은 오케스트라와 콰르텟도 꿈꿨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으로는 솔로 때보다 콰르텟을 하면서 배운 게 더 많다”고 밝혔다. 코멘트를 해줄 동료가 세 명 더 생긴다는 점에서 발전의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7년간 아벨 콰르텟이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이자 오래 이어질 원동력은 ‘조화로움’이다. 김세준은 “네 명 중 한 명이 과한 욕심을 부려도 뭔가 어그러지는 일이 생긴다”며 “욕심을 부리기보다 앞에 놓인 것들을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넓혀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다음달 핀란드 헬싱키에서 비올리스트 블라디미르 멘델스존과의 퀸텟을 비롯해 핀란드 쿠흐모 페스티벌과 이탈리아 나르니 페스티벌에서 초청 연주를 펼친다. 오는 10월 일본 우쓰노미야, 내년에는 이탈리아 카잘마지오레 페스티벌에 초청받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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