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지하 1,100m서 우주비밀 캐는 실험실 구축 시작

IBS 우주입자연구시설 1단계 터널공사 착공식 개최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ARF 공동 활용 MOU 체결

_IBS_김두철(사진 오른쪽) 원장과 KIGAM 김복철(〃왼쪽) 원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IBS_IBS_김두철(사진 오른쪽) 원장과 KIGAM 김복철(〃왼쪽) 원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IBS



기초과학연구원(IBS) 지하실험 연구단이 우주입자연구시설(ARF) 구축사업을 본격 시작한다.

IBS는 강원도 정선군 예미산 일대 한덕철광 광산에서 ARF 구축사업 착공식을 개최했다.


ARF는 강원도 정선군 철광 지하 1,100m에 자리 잡을 IBS의 연구시설로 암흑물질, 중성미자 등 우주의 근원을 탐구하기 위한 공간이다.

정선 ARF는 지하실험 연구단이 기존 운영해 온 양양 지하실험시설 보다 400m 깊은 곳에 위치하며 면적은 10배 이상 큰 2,000㎡ 규모로 구축될 계획이다.

이곳에서 연구단은 아직까지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암흑물질의 발견과 유령입자로 불리는 중성미자의 질량 측정 및 성질 규명에 도전한다.


암흑물질 검출과 중성미자 질량 측정은 우주의 생성과 구성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요소다. 현대물리학의 최대과제로 꼽히는 만큼 노벨물리학상 0순위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암흑물질과 중성미자가 내는 신호는 포착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우주선(線) 등 잡음이 되는 배경신호를 최대한 줄인 실험 환경이 요구된다. 주변이 조용해야 미세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원리와 같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경쟁적으로 지하 깊은 곳에 검출장치를 설치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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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지하에서 이뤄지는 우주입자 관측 실험이 90년대 후반부터 자생하기 시작했다. 2011년 지하우주실험시설이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할 주요구축과제로 ‘국가대형연구시설 구축지도(NFRM)’에 등재되기도 했다. IBS 지하실험 연구단이 출범하며 2013년부터는 우주입자연구시설(ARF)이란 이름으로 구축이 추진돼오고 있다.

고심(深)도 지하에서의 터널공사는 예기치 못한 지질, 지하수 등으로 인해 공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지하실험 연구단은 일정 구간마다 선진시추분석을 수행하고 미소진동을 체크하는 등 최신 공법을 적용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최종적으로 2020년말 모든 구축사업을 완료하고 2021년 초부터 중성미자 실험을 필두로 암흑물질 실험 등 우주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한 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정선 ARF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대형 연구시설로 국내 과학기술의 위상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릴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완공되면 IBS 연구진뿐만 아니라 국내외 연구진이 입주를 희망하고 있어, ARF를 중심으로 대형·융합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IBS는 이날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과 ARF 공동 활용을 위한 업무협력협정(MOU)을 체결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1,000m 이하 심층 지하실험시설을 보유하게 된 IBS와 심부 지하공간에 대한 오랜 연구 노하우를 쌓아온 KIGAM이 만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덕 IBS 지하실험 연구단장은 “정선 우주입자연구시설이 완공은 국내 천체입자물리학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동시에 국내 과학기술 수준이 선진국 반열에 올랐음을 공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내외 연구진의 활발한 공동연구를 토대로 세상을 놀라게 할 새로운 지식이 창출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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