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재정건전성이 나빠지면 경제는 물론 국가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홍 부총리가 재정확장에 신중론을 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올해 731조8,000억원에서 내년 781조7,000억원, 2022년 888조7,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공공기관·공무원 연금충당 부채 등을 포함한 국가부채가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공공기관 부채 등을 포함한 국가부채는 전년 대비 127조원 늘어난 1,700조원에 육박했다. 2016년 금융공공기관을 뺀 공기업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3.6%였다. 기재부 스스로 “같은 조건의 OECD 7개국 중 가장 높고 평균값(10.7%)에 비해서도 높다”고 위기감을 토로한 터다.
경제는 나빠져도 다시 추스를 수 있지만 재정은 한번 무너지면 바로잡기 어렵다. 재정정책을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구조개혁 없는 돈 풀기는 성장동력 강화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재정건전성만 악화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