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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가야 유력인사 부부 무덤일까?

경남 창원 현동 일대 고속도로 건설구간

아라가야 무덤 670여 기와 1만여 유물 출토

아라가야의 해양문화와 철 가공 기술 등 유추

경남 창원 현동에서 발견된 839호 나무덧널무덤은 아라가야 시대의 유력인사 부부의 묘 중 하나로 추정된다. /사진제공=문화재청경남 창원 현동에서 발견된 839호 나무덧널무덤은 아라가야 시대의 유력인사 부부의 묘 중 하나로 추정된다. /사진제공=문화재청




경남 창원 현동에서 발견된 840호 나무덧널무덤은 아라가야 지역에서 조사된 것 중 가장 큰 규모의 무덤이다. /사진제공=문화재청경남 창원 현동에서 발견된 840호 나무덧널무덤은 아라가야 지역에서 조사된 것 중 가장 큰 규모의 무덤이다. /사진제공=문화재청


경남 거제와 마산을 잇는 국도 건설 현장에서 아라가야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 670여 기와 1만 여 점의 유물이 무더기로 출토됐다. 특히 수백 기의 무덤 중에는 형태와 크기가 비슷하게 나란히 조성된 고분도 있어 가야국 유력 인사의 부부 무덤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화재청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의뢰를 받아 삼한문화재연구원이 시행한 ‘거제-마산3 국도건설 현장’ 발굴조사에서 아라가야 시기의 무덤 670여 기와 배·오리모양 등 상형토기, 갑옷과 투구 등 1만여 점 유물이 발견됐다고 4일 밝혔다. 발굴 지역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 일대다.


삼한문화재연구원은 지난 2017년 8월부터 경남 거제시 장목면에서 창원시 우산동까지 연결되는 국도 건설공사 구간을 대상으로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땅을 파 거처를 마련한 수혈주거지로 청동기 시대의 것이 37기, 가야 시기 15기 등이 발견됐고 아라갸야 시기의 나무덧널무덤 622기, 돌덧널무덤 35기, 널무덤 17기, 기타유구 200여기 등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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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고분 중 나란히 배치된 대형고분 839호와 840호는 당시 최고층 인사의 부부묘로 추정된다. 840호 고분은 길이 860cm, 너비 454m, 깊이 124cm 규모로, 아라가야 지역에서 조사된 유적 중 가장 큰 규모다. 연구원 측은 “길이 772cm, 너비 396cm인 839호 나무덧널무덤에서는 머리 쪽에 모양이 세련되고 창이 정교하게 뚫려 있는 불꽃무늬굽다리접시가 출토됐다”면서 “둘 중 더 큰 840호 고분에서는 주로 무구류와 마구류 등이 나왔는데 출토유물의 제작기술과 유구의 규모 등으로 볼 때 840호의 주인은 남자, 839호는 여자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남 창원 현동의 국도건설 구간에서 아라가야 시대의 토기 등 1만여 점 유물이 무더기 발굴됐다. /사진제공=문화재청경남 창원 현동의 국도건설 구간에서 아라가야 시대의 토기 등 1만여 점 유물이 무더기 발굴됐다. /사진제공=문화재청


대표적인 가야 유물로는 높다란 굽에 세모·네모 등의 구멍이 뚫린 굽다리 접시가 손꼽힌다. 연구원은 1년 10개월간의 발굴조사로 아라가야 계통의 통형굽다리접시와 불꽃무늬투창굽다리접시, 기하학적 문양이 새겨진 짧은목항아리 등을 발굴했고 복발형투구와 고리자루칼, 쇠창, 쇠화살촉 등의 무기류까지 총 1만여 점의 유물을 수습했다. 이 중 배를 만들 때 사용된 도구인 어깨가 넓은 쇠도끼 수십 점과 100여 점의 끌(鐵鑿)은 해상무역을 주도한 아라가야의 문화를 짐작케 한다

387호 덧널무덤에서 나온 배모양토기( 舟形土器)도 나무판을 조립해 작게 만든 것으로 해양문화를 보여준다. 특히 노를 고정하는 고리가 없는 범선(돛단배) 형태라 당시 국제항로를 다니던 외항선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는 사료로 기대를 모은다. 연구원 측 관계자는 “이곳 창원 현동에는 함안 지역 아라가야의 문화상을 공유하면서 제철을 생산 기반으로 한 대외 공급 역할을 맡은 해상 세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역사적으로도 창원지역을 포함한 당시의 진한과 변한 지역에서는 질 좋은 철을 생산해 낙랑, 중국, 일본 등지로 공급했다고 전하고 있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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