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전자, 2만2,000가지 냉장고로 ‘맞춤형 가전’ 시대 연다

■생활가전 새 비전 '프로젝트 프리즘' 발표

맞춤형냉장고 '비스포크' 첫발

2만2,000개 조합 선택 가능

김현석 사장 "맞춤 마케팅도 진행

연내 2~3개 제품 추가 계획도"

0515A12 삼성의프로젝트프리즘



“프리즘이 백색 광선을 갖가지 색상으로 만들어내듯 소비자는 삼성전자(005930)라는 프리즘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단순 매개체가 돼 가전의 모든 중심을 소비자에게 맞춘다는 철학이 담겼습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 부문 사장은 4일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 본점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프로젝트 프리즘’ 비전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밀레니얼 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반영된 ‘맞춤형 가전’ 시대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제조가 아닌 창조(Creation) △표준화가 아닌 개인화(Customization) △다른 업종과의 광범위한 협업(Collaboration) 등 ‘3C’가 프로젝트 프리즘을 대표하는 단어들이다.


삼성전자는 ‘지루한 가전제품’으로 꼽혔던 냉장고의 개념부터 바꿨다. 냉장고는 크기가 커서 거실에 두기 쉽지 않은데다 백색 또는 스테인리스로 소재나 디자인의 변화가 크지 않았던 가전이다. 그러나 ‘비스포크’ 냉장고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소비자는 가족 수, 식습관, 라이프스타일, 주방 형태 등에 따라 1도어에서 4도어까지 총 8개 타입의 모델을 최적의 모듈로 조합하거나 9가지 도어 중 원하는 소재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이때 나올 수 있는 조합의 수는 2만2,000개에 달한다. 혼자 살다가 결혼하고 아이가 생겨도 냉장고를 새로 바꿀 필요 없이 1도어, 2도어를 추가하기만 하면 된다. 이사한 뒤 집안 분위기가 바뀌면 냉장고 도어만 다른 소재나 색깔로 교체할 수도 있다. 김 사장은 “2만개를 넘어 무한한 선택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나올 모든 제품을 프로젝트 프리즘으로 묶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사장은 “연내 2~3개의 프로젝트 프리즘 가전을 추가로 내놓고 싶다”며 “비스포크 냉장고가 하드웨어와 인테리어에 집중한 제품이라면 하드웨어에 특정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만드는 토털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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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전략뿐 아니라 판매 전략도 ‘나만의 가전’이라는 가치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송명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소비자가 냉장고를 사러 매장에 오면 보통 ‘얼마짜리 사지’부터 고민하지만 이제는 혼자 사는지, 아기가 있는지 등 가족 형태에 맞는 제품부터 권유할 것”이라면서 “고객에 맞춘 색상과 디자인을 판매하는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 비스포크 체험 및 복합문화공간 ‘#Project PRISM’을 마련하는 등 체험형 마케팅도 강화한다. 비스포크 냉장고를 중심으로 1인가구, 신혼부부, 맞벌이 부부 등 6가지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꾸며 소비자가 제품을 체험해보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방식이다. 매주 금요일 ‘프리즘 콘서트’, 토요일 ‘프리즘 스토리’, 일요일 ‘프리즘 다이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소비자들의 ‘취향 찾기’도 지원한다.

삼성은 해외에서도 프로젝트 프리즘 가전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다만 구체적인 모습은 한국에서 선보인 비스포크 냉장고와는 다를 것이라는 게 김 사장의 지적이다. 그는 “미국은 컨템퍼러리·모던 색상보다 전통적인 색상을 선호하는 등 라이프스타일이 한국과 달라 그들에게 맞는 패턴과 색상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가구를 꺼냈다 밀어 넣을 수 있는 ‘프리스탠딩’ 제품을 선호하는 만큼 (프리스탠딩 모델을 갖춘) 비스포크 제품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비스포크 냉장고의 출고가는 104만9,000원에서 484만원이다. 김 사장은 “기존에 7~8개 모델만 생산하다가 2만2,000개의 조합을 생산한다는 게 생산자 입장에서는 악몽이지만 디자인을 바꿨다고 가격이 올라가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과거 생활가전 부문의 수익이 높지 않았던 것은 투자가 많았기 때문이지만 이제 투자들이 끝났고 새로운 혁신 제품들을 내놓고 있는 만큼 수익성도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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