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고인돌] 조선시대 장애인은 어떻게 살았을까

조선시대 미시사 연구하는 정창권 교수

지난 4일 대신고에서 인문학 특강 개최

조선 세종시대에 장애인정책을 소개하고

세종대 우의정, 좌의정에 올랐던 허조 등

장애가 있었지만 자신의 삶을 꾸려나갔던

사례 소개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의미 되새겨

정창권(사진) 고려대 초빙교수가 지난 4일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대신고등학교에서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정창권(사진) 고려대 초빙교수가 지난 4일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대신고등학교에서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조선시대 미시사를 주제로 한 강좌 ‘마이너리티리포트 조선’이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4일 대신고등학교에서 열렸다. 고인돌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생애 주기별 인문학 프로젝트로 2013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7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는 중고등학교를 찾아가는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위해 40여개의 프로그램을 특별히 기획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은 조선시대 민초들 중에서도 여성, 장애인 등 그동안 학계의 연구 마저 부족한 탓에 쉽게 대중 강의를 듣기 어려운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학생들도 왕이나 사대부 등 지배층을 중심으로 한 대중서에 익숙하다보니 조선시대 서민들의 삶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었다. 강의를 맡은 정창권(사진) 고려대 초빙교수는 오랫동안 이 분야에 관심을 두고 연구해 온 전문가다. 첫날 강의 주제는 ‘차이를 극복하다, 세종시대 척추장애 재상 허조’. 정 교수는 조선시대 장애인 정책을 알아보고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돌보고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여러 계층의 장애인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강의를 풀어나갔다. 그는 “오늘 강의는 여러분들이 아마 어디에서 듣기 어려운 강의가 될 것”이라면서 “척추 장애를 앓고 있었지만 세종의 신임을 얻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아 예조판서, 우의정, 좌의정에 올랐던 재상 허조(許租)뿐만 아니라 서민들 중에서도 시각장애인 안마사, 악기연주자 등 각자의 삶을 책임질 수 있도록 배려한 우리 선조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누구나 장애인이 된다. 장애인을 깔보는 사회 풍토를 벗어나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적 삶의 의미를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의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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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리포트 조선은 학생들의 인성 교육에 관심있는 학교에서 강의 요청이 많아 고인돌 프로그램 중에서도 인기 강좌다. 이날 강의는 종로도서관에서 지역 학교에 인문학 강의를 지원하기 위해 준비했다. 아울러 이날 정 교수는 국문과 등 인문학의 시대적 필요성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국문과를 졸업한 그는 “인문학을 전공한다고 해서 미래가 어두워지지 않는다. 과거와 달리 국문학은 역사와 문학을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 생산능력을 키울 수 있다”면서 “융합의 시대에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학문”이라고 소개했다. 총 3강으로 구성된 이번 강좌는 1강. 차이를 극복하다 세종시대 척추장애인 재상 허조, 2강 대중의 인기를 누리다 전문 이야기꾼과 책장수, 3강. 물 맛을 감별하다 물도사 수선이 말하는 조선생활사 등으로 진행된다.

한편, 제 7기 고인돌 프로그램은 7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인문학의 기본 학문인 문학·역사·철학(文·史·哲)을 바탕으로 미술·음악·건축·과학·경제학·심리학 등으로 주제를 확장해 오는 11월까지 인문학 강연을 펼쳐나갈 예정이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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