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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미쓰이화학 때문에"…SK그룹, 뜻하지 않는 '아시아나' 인수 자격 논란

금호아시아나그룹 공평동 사옥/서울경제DB금호아시아나그룹 공평동 사옥/서울경제DB



SK(034730)그룹이 금호석유(011780)화학과 ‘특수한’ 관계인 탓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호산업이 금호석화나 특수관계인의 아시아나항공 입찰 참여 금지 방침을 밝혀 적격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미쓰이화학은 금호석화그룹과 SK그룹 등 두 그룹에 공동으로 소속돼 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금호석화와 일본의 미쓰이화학이 공동 출자한 법인으로 지난 1989년부터 금호석화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2015년 미쓰이화학이 SKC의 폴리우레탄 사업부와 합쳐 ‘미쓰이케미칼&SKC폴리우레탄(MCNS)’을 설립하면서 금호미쓰이화학이 지분 50%를 MCNS에 출자했고 이에 따라 금호미쓰이화학은 SK그룹에도 편입됐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금호미쓰이화학이 SKC의 증손회사이면서 동시에 금호석유화학의 자회사가 된 셈이다.

문제는 박찬구 금호석화그룹 회장이 금호미쓰이화학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어 박 회장이 SK그룹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맡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SK그룹 역시 금호산업이 제시했던 입찰 자격에 맞지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금호산업이 주장하는 ‘금호석화와 특수관계인 배제’ 원칙에 명백하게 어긋나지는 않는다는 것이 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선 공정거래위원회가 금호미쓰이화학을 SK그룹에 속하면서도 지주회사 규제 대상에는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또 금호미쓰이화학의 경영권도 SK그룹이 아닌 박 회장과 안도 신지 금호미쓰이화학 부사장이 행사하고 있는 만큼 지분 관계로 얽혀 있는 사실만으로 입찰을 제한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산업의 특수관계인 배제 원칙은 박 회장과 금호석유화학의 인수를 막겠다는 의도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금호석화와 SK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는 관심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인수 의향이 없는 만큼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호산업의 ‘금호석화 참여 불가’ 방침에 금호석화는 “인수전 참여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하지만 금호산업이 인수 참여를 제한할 근거도 없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SK그룹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SK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도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만큼 살펴봤을 수는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인수와 관련해 진행되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세창 아시아나 사장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사옥에서 “금호석유화학도 입찰에 어떤 방식으로도 참여할 수 없다”며 ‘“과거 계열 분리 당시 약속도 있었고 시장에서 억측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채권단과 합의해 매각에 참여할 수 없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박시진·박성호기자 see1205@sedaily.com

박성호·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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