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日 어린이 “어른들은 싸워도 우린 우정의 슛”

서대문구, 스미다구 축구단 초청

3박4일간 문화체험·친선경기 가져

"정치와 스포츠 교류는 별개"한뜻

2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있는 서대문문화체육회관 축구장에서 열린 서대문구어린이축구단(분홍 유니폼)과 도쿄 스미다구어린이축구단의 친선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김정욱기자2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있는 서대문문화체육회관 축구장에서 열린 서대문구어린이축구단(분홍 유니폼)과 도쿄 스미다구어린이축구단의 친선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김정욱기자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한일관계로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일본과 관련한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는 가운데 서울 서대문구는 예정된 행사를 진행해 눈길을 끈다.

서대문구는 지난 26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스미다구의 어린이축구단을 초청해 한국 문화체험과 친선경기를 가졌다고 28일 밝혔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한일 지도부 관계가 최근 급속도로 악화됐다고 어린 동심들의 연례 행사를 취소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행사가 한일 양국 관계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매결연 지자체인 서대문구와 스미다구는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어린이 축구단 교류 행사를 2001년부터 해왔다. 짝수 연도는 서대문구어린이축구단이 일본으로, 홀수 연도는 스미다구어린이축구단이 한국으로 온다.


일본의 스미다구는 올해 선수단 34명, 인솔자 11명 등 45명이 방한했다. 첫날에는 남산한옥마을 등을 관람하며 한국문화를 체험했다. 27일과 28일에는 이틀에 걸쳐 서대문문화체육회관 축구장에서 8차례 친선경기를 가졌다. 경기 종합 결과는 6승 2무로 서대문구가 승리했지만 양국 어린이들은 친선경기를 가진 그 자체가 좋았던 모습을 연출했다.



28일 경기장에서 만난 가재울초등학교 6학년 김민준군은 “일본인 친구도 사귀고 또 함께 축구경기를 하면서 개인을 넘어 서로 서울·도쿄, 한국·일본을 알아가게 돼 좋았다”고 말했다. 스미다구의 료고쿠초등학교 6학년 노세 다케도라군도 “나는 프로축구선수가 돼 월드컵에 나가는 게 꿈”이라면서 “이번에 만난 한국친구들 중 누군가는 10여년 후에 월드컵에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먼 훗날까지 기약했다.

2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있는 서대문문화체육회관 축구장에서 열린 서대문구어린이축구단(분홍 유니폼)과 도쿄 스미다구어린이축구단의 친선경기에서 전반전을 마친 선수들이 휴식을 취한 뒤 후반전 경기를 위해 그라운드로 들어가고 있다.   /김정욱기자2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있는 서대문문화체육회관 축구장에서 열린 서대문구어린이축구단(분홍 유니폼)과 도쿄 스미다구어린이축구단의 친선경기에서 전반전을 마친 선수들이 휴식을 취한 뒤 후반전 경기를 위해 그라운드로 들어가고 있다. /김정욱기자


이번에 방한한 일본 측 관계자들은 한국에서의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 현재 반일 분위기를 잘 알고 있어 이번 행사에 대해 일본 어린이들의 부모들은 걱정이 많았다고 전했다.

스미다구어린이축구단을 지휘하는 아시노 시게루 부단장은 “매일 일본 언론에 한국 내 반일 관련 내용이 크게 보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린이선수단의 부모들이 ‘한국에 가도 되느냐’고 걱정을 많이 했다”며 “이에 스미다구가 학부모들에게 ‘한국이 어린이 행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는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을 시키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한일 어린이들은 현실 정치지도자들과 달리 스포츠 경기는 물론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의 친밀도가 더욱 돈독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행사를 예정대로 추진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현재 일본 정치권의 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고 규탄한다”며 “그러나 정치적인 문제와 별개로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해야지 동심에 상처를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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