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제조업 고용부진, 반도체로 옮겨 붙는다




조선과 자동차 등 기존 주력산업의 부진에서 촉발된 제조업 고용 부진이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 규제 등의 여파로 반도체 등 전기전자 업종으로 옮겨 붙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발표하고 “최근 제조업 고용부진에는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과 업황 부진의 영향이 주로 작용하고 있으나 세부 업종별로 살펴보면 올해 들어 고용부진 주도 업종이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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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최근들어 제조업 고용 부진이 전기전자 업종에서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난해는 주로 섬유·의복 등의 노동집약 업종과 조선, 자동차 등 구조조정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던 운송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가 감소했다”며 “올해 들어서는 전기전자 업종이 전체 제조업 고용부진을 주도한다”고 밝혔다. 신형 핸드폰의 수출 부진, 반도체 산업의 불황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한은은 “제조업 부문에서 노동수요를 약화시키는 구조적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IT경기 회복 지연, 미·중 무역분쟁 심화, 일본의 수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고용상황이 단기간 내에 빠르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우리나라의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물량지수’(선박 제외)는 올해 4월 작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으나 5월에는 3.3% 감소했고 6월엔 7.3% 줄었다. 한은은 “5월 이후 심화한 미중 무역분쟁은 글로벌 경기·교역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킴으로써 우리나라의 수출 물량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불확실성 탓에 교역심리가 위축돼 수출 감소로 이어지는 흐름은 2000년 ‘IT 버블’ 붕괴나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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