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네이비씰 승리의 기술] 전쟁터에서 통하면 회사에서도 통한다

■조코 윌링크·레이프 바빈 지음, 메이븐 펴냄

美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씰 출신 저자

전쟁 중 실전 노하우 조직생활에 적용

경청·지휘권 분산·저성과자 퇴출 등

경쟁서 승리 위한 '극한의 리더십' 담아





네이비씰의 기동대 대원들이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건물 수색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메이븐네이비씰의 기동대 대원들이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건물 수색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메이븐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네이비씰 대원의 활약을 그린 영화 ‘론 서바이버’의 스틸컷.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네이비씰 대원의 활약을 그린 영화 ‘론 서바이버’의 스틸컷.


미국의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씰은 세계 최강의 군대다. 바다(sea)·하늘(air)·땅(land)의 약자인 ‘씰(seal)’에는 육해공 어떤 환경에서도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묻어 있다. 1962년 창설된 이 부대의 대원이 되려면 71주의 훈련을 무사히 마쳐야 한다. 훈련 과정 가운데 육체적·정신적 능력의 한계를 점검하는 ‘지옥 주간’은 특히 악명 높다. 야심만만한 포부를 갖고 네이비씰에 지원한 청년 중 3분의 2 이상이 지옥 주간을 견디지 못하고 중도 포기한다. 베트남전, 소말리아 내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미군이 개입한 거의 모든 전쟁에서 핵심 임무를 수행한 네이비씰 대원은 지옥 같은 훈련을 이겨낸 소수의 최강 정예군이다.

신간 ‘네이비씰 승리의 기술’은 미 해군 특수부대가 수많은 전쟁을 수행하며 쌓은 실전 노하우를 조직 생활과 인간관계에 적용해보는 책이다. 공동 저자인 조코 윌링크와 레이프 바빈은 네이비씰 장교 출신으로 현재는 리더십 컨설팅 회사인 ‘에셜론 프런트’의 공동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전쟁터에서 목숨 걸고 싸우며 얻은 승리의 기술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이 책은 일반 사회와 전장(戰場)이 작동원리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전제한다. 동료들과 함께 목표를 설정하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노리며 경쟁자를 물리치는 과정이 곧 ‘총성 없는 전쟁터’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군대든 회사든 필승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조직의 수장이 ‘극한의 리더십’을 지녀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전투에서 죽음을 부를 뿐인 자존심은 억누르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며 개선의 여지가 없는 저성과자는 과감히 내치는 악역도 감수하는 리더십이다. 조직원은 그대로인데 리더의 마음가짐 변화만으로 얼마나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군대 훈련소에서의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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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브루저 기동대’를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지휘권 분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당시 기동대 대원은 35명으로 한 명의 지휘관이 모든 위치와 동선을 일일이 지시했다. 복잡한 환경에서 모든 것을 효과적으로 지휘할 수 있는 초인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저자는 기동대를 4~6명의 분대로 쪼갰다. 각 분대는 3~4개씩 묶어 총 2개의 소대를 만들었다. 이후 기동대 지휘관인 저자는 2명의 소대장과만 연락을 취하며 소통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저자는 “브루저 기동대가 당시 이라크 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핵심 비결은 지휘권 분산이었다고 확신한다”고 말한다.

‘엄격한 규율이 곧 자유를 만든다’는 원칙도 귀를 솔깃하게 한다. 저자들은 부대에서 가장 출중한 군인은 늘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출근도 제일 먼저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배웠다. 기강과 규율은 ‘그저 그런 것’과 ‘특별한 것’의 차이를 만들며 조직의 효율성을 높여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다소 익숙한 이야기라도 기획의 힘이 있으면 얼마든지 참신하게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선례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승리의 기술은 전쟁터의 상황과 시종 교차하면서 독자가 긴장감을 잃지 않고 책을 읽어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덕분에 미국에서는 지난 2015년 출간 후 100만 부 이상이 팔렸으며 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하는 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1만6,500원.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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