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5년 만에 우승...허미정의 '가화만사성'

LPGA 스코틀랜드오픈 최종

"가정의 행복 골프 즐기는데 도움"

4연속 버디 112전 113기 정상

허미정(왼쪽)이 우승을 차지한 뒤 남편과 포옹하며 호주교포 오수현의 축하를 받고 있다. /노스베리크=AP연합뉴스허미정(왼쪽)이 우승을 차지한 뒤 남편과 포옹하며 호주교포 오수현의 축하를 받고 있다. /노스베리크=AP연합뉴스



경기 진행요원들이 그린에 고인 물을 수시로 밀어내야 할 만큼 비가 지루하게 내렸지만 허미정(30·대방건설)은 다른 코스에 있는 듯했다. 4연속 버디를 앞세워 4타 차 완승을 차지한 그는 궂은 날씨 속에 응원해준 남편의 따뜻한 축하를 받았다.

허미정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코틀랜드 오픈(총상금 150만달러)에서 5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감격을 누렸다. 허미정은 12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베리크의 르네상스 클럽(파71·6,293야드)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5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4타를 기록한 그는 공동 2위 이정은(23·대방건설)과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이상 16언더파)에 4타 차로 앞서 우승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7,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신인이던 2009년 세이프웨이 클래식, 2014년 요코하마타이어 클래식 제패에 이은 통산 3승째다. 두 번째 우승 이후 5년, 113개 대회 출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른 허미정은 “너무 오랜만에 우승인데 남편도 같이 와 있어서 기쁨이 두 배”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LPGA 투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정에서 더 많은 행복을 찾고 싶었고 그런 생각이 골프를 더욱 즐기는 데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 1월 결혼한 뒤 첫 우승이었다. 5년 전 우승 땐 캐디를 맡은 아버지가 있었지만 이번엔 남편이 곁에 있었다. 결혼한 지난해 20위 이내에 한 번도 들지 못하고 부진했던 그는 “지난 시즌에는 결혼식 준비를 해놓고 전지훈련에 들어가다 보니 조금 소홀히 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올 시즌을 앞두고는 훈련을 통해 스윙을 교정했고 샷이 많이 안정됐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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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정은 주니어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 2006년 국가대표를 지냈고 2007년 프로로 전향했다. 2008년 미국에 진출, LPGA 2부 투어 상금 4위 자격으로 2009년 빅리그에 입성했다. 176cm의 장신이지만 장타보다는 퍼트에 강점이 있어 올해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 29.33개로 7위에 올라 있다.

이날도 필요할 때 터진 퍼트가 우승의 열쇠가 됐다. 승부는 중반까지 허미정, 이정은, 쭈타누깐, 이미향(26·볼빅) 등 4명이 공동 선두를 이루는 혼전으로 흘렀다. 선두 쭈타누깐에게 1타 뒤진 2위로 출발한 허미정은 9번부터 12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엮어내며 선두로 치고 나왔다. 쭈타누깐이 15번홀(파3) 짧은 파 퍼트를 놓쳐 2타 차 리드를 잡은 그는 16번홀(파5) 2m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우승을 예감했다. 3타의 여유를 안고 맞은 18번홀(파4)에서는 1.5m 버디까지 성공해 승리를 자축했다. 허미정은 경기 후 “3번홀 보기로 출발했을 때 화가 났지만 9번홀 첫 버디에 이어 4연속 버디가 나오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돌아본 뒤 “스코틀랜드 출신 캐디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올해 초 우승하면 집을 사주겠다고 하신 시아버지 말씀 덕분에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며 웃었다.

올해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핫식스’ 이정은은 시즌 세 번째 준우승을 보태며 신인상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2017년 우승자 이미향은 4위(15언더파)로 마쳤다. 올해 LPGA 투어 한국 선수들은 23개 대회에서 11승을 합작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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