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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라운지]포털 제공도 중단...증권사 리포트 "공공재 아니다"

"피땀 흘려 쓴 보고서 '공짜 인식' 불합리"

스페셜 리포트는 고객'온리'…운용사엔 유료화도

개인고객 대상 유료화 계획은 없어

“증권사 보고서, 더 이상 공공재 아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리서치 보고서의 저작권 보호 강화에 나서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철저하게 유료로만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인터텟 포털 등의 경로로 광범위하게 보고서를 공개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애널리스트들이 ‘피땀 흘려’ 쓴 보고서에 대해 유료로 기관투자가에 팔거나 자사 고객에게만 제공하는 등의 움직임이 증권가에 번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해외 탐방 리포트 등 스페셜 리포트에 대해 자사 고객만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전체 리포트를 공개해왔으나 일부 리포트는 이곳에는 표지만 제공하고 전문은 홈페이지에만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른 곳에서 제공하지 않는 해외 탐방이나 특수한 분야에 대한 리포트에 한해 우리 고객들에게 전문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이미 올해 초부터 모 자산운용사에 크레디트(회사채) 분석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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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부 증권사들은 네이버 등 포털 대상의 리포트 제공도 중단했다. 현재 네이버 증권 코너에서는 증권사들이 제공한 리포트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들의 보고서는 더 이상 이곳에서 찾아볼 수 없다. 앞서 메리츠종금증권은 외국계 자산운용사에 리포트를 유료로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고 KB증권은 리포트 저작권 보호를 위해 전용 뷰어인 ‘KB리서치’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한 관계자는 “리서치 보고서 작성에는 돈이 든다. 한마디로 ‘땅 파서’ 나오는 공짜가 아니다. 그런데 마치 공공재로 인식되는 상황은 불합리하다”고 토로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유료화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리서치 자료 판매 및 시장 전망, 기업산업 분석 등 컨설팅 서비스 제공 업무’에 대한 부수 업무를 신고한 바 있다. 그러나 개인고객 대상 보고서 유료화 계획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대상으로는 장기적으로 유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지만 개인고객 대상으로는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마찬가지다. 이 센터장은 “기존의 리서치 보고서를 유료화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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