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첫 0%를 기록했지만 일반 시민이 느끼는 체감물가와의 괴리는 6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4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물가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인식한 물가 상승률 수준)은 지난달 2.1%로 통계청이 집계한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0.0%)보다 2.1%포인트 높은 수치다. 물가인식은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한은이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발표한다.
이번 조사 결과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3년 이후 가장 최저치이지만 소비자 물가 상승률과의 격차는 2013년 10월(2.1%) 이후 거의 6년 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벌어졌다. 지표물가와 일반 소비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체감물가 간 괴리가 더 벌어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체감물가의 정확성을 지적하며 지표물가와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는 일상에서 구입하는 상품 및 서비스 460종의 가격 변화를 평균해 반영하는 반면 체감물가는 개인이 자주 접하는 몇몇 품목에 주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일례로 자녀를 둔 가정은 교육비 변화를 민감하게 느끼고 자녀 성장에 따른 교육비 부담 증가를 물가 상승과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늘어 소비 증대로 이어져야 하는데 체감 물가 상승률이 그대로라면 가계 지출이 쉽게 증가하지 않는다는 부작용도 있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낮은 지표물가 대비 높은 체감물가 현상은 가계 삶의 질적 측면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체감물가 안정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