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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 파이낸셜 프리덤] "바짝 벌어 30대에 은퇴" 당신도 충분히 할수 있다

■그랜트 사바티어 지음, 반니 펴냄

가치있다고 느끼는 삶 영위 위해

극단적 소비절제로 목돈 만들어

최대한 빠른 시간내 수익 극대화

조기 은퇴로 '파이어족' 실현 소개

취업난 겪는 20대엔 설득력 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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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20~30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파이어(FIRE) 운동’ 열풍이 불고 있다.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 은퇴(Retire Early)를 합친 신조어다. 극단적으로 절제된 소비와 저축으로 조기에 목돈을 만들어 조금이라도 빨리 은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삶의 방식이다. 지금의 나를 희생하는 대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경제적 자유를 얻어 소중한 시간과 돈을 가치있는 삶에 투자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기존 세대가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해 정년까지 40년을 보낸 뒤 명예롭게 은퇴하는 인생을 꿈꿔왔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이러한 전통적인 삶을 거부하고 최대한 빠른 은퇴를 꿈꾼다. 어떻게 보면 ‘부유한 삶’을 추구하는 한국의 기성세대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꿈꾸는 젊은 세대의 가치관을 합쳐놓은 듯하다. 파이어 운동은 단순한 부의 증식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삶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세대와 차이를 보인다. 돈을 벌기 위한 삶이 아닌 원하던 삶을 살기 위한 투자를 의미한다.

신간 ‘파이낸셜 프리덤’은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부를 쌓을 수 있는 사고방식과 체계를 담고 있다. 한평생을 열심히 일한 뒤 60대에 은퇴해 남은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는 평범한 인생 여정에 도전장을 던진다. 저자 그랜트 사바티어는 1,000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블로그 ‘밀레니얼머니’의 운영자이며 5년 만에 125만 달러를 만들어 조기 은퇴를 실현한 장본인이다. 파이어 운동의 대표주자인 저자는 간단한 원리만 깨우친다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자발적 조기 은퇴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시간은 돈보다 중요하다는 전제 아래 시간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보다 젊은 시기에 경제적 자유에 이르는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과 같은 길을 걷는 이들의 성공 사례를 통해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것이 단순히 몇몇 운 좋은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그 시기나 정도에 차이가 있더라도 누구나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고, 자발적 조기 은퇴를 이룰 수 있다는 강력한 확신을 갖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렇다고 무작정 높은 수익률과 고통없는 해법만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동안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아끼고 모아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에 끊임없이 투자할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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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최종목표는 단순히 많은 돈을 벌어 조기 은퇴하는 것만이 아니다. 은퇴 이후에 얼마나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이용해 많은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좋은 집과 좋은 차, 맛있는 음식을 탐하는 게 아니라 원하지 않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들어 불필요하게 인생을 낭비하기보다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자는 의미다. 그러기 위해서 저자는 그저 돈벌이에서 벗어나 자신이 열정을 느끼는 일에 시간을 쏟거나 그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돈벌이 시간과 기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다만, 이 책은 이미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한 독자를 상대로 하고 있어 취업난이나 경제적 궁핍 등 밀레니얼 세대가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놓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또 강력한 소비계층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미래를 위해 당장의 지출을 최소화하라는 주문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은 “저자가 스스로 계획한 바를 실천에 옮겨 젊은 나이에 원하던 은퇴를 이뤄냄으로써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과 우리의 투자 환경이나 세제 혜택 제도가 다르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으며 우리 상황에서도 저자의 의도대로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이 충분히 많다”고 전했다. 1만9,500원.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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