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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투수 새 역사 류현진 "사이영상 상관없이 성공적"

샌프란전 7이닝 무실점 피날레

평균자책 2.32...MLB 1위 확정

24년만에 아시아 투수 기록 경신

"기대 안했는데 노력 입증" 만족

시즌 14승 개인 최다 기록 타이

결승타로 2경기 연속 타점 올려

사이영상 묻자 "디그롬 받을만"

류현진이 29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전 1회말 힘껏 공을 뿌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FP연합뉴스류현진이 29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전 1회말 힘껏 공을 뿌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FP연합뉴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미국의 야구예측 시스템의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10승 이상을 점친 시스템은 한 개도 없었고 2점대 평균자책점(ERA)을 예측한 곳은 ZiPS(2.89) 한 곳뿐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예상을 뛰어넘어 ‘몬스터’ 투구를 이어갔고 마침내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MLB)에서 아시아 투수 최초의 평균자책점 1위라는 새 역사를 창조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볼넷 없이 삼진 7개를 잡았고 안타 5개를 맞았지만 점수를 주지 않았다.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에서 무실점 역투를 펼친 류현진은 이로써 시즌 평균자책점을 2.41에서 2.32로 낮춰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2.43)을 제치고 내셔널리그(NL) 1위이자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확정했다. 또 일본인 포크볼 투수 노모 히데오가 1995년 세운 역대 아시아 투수 최저 평균자책점(2.54) 기록도 24년 만에 갈아치웠다. 노모는 당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3위에 올랐다. 다저스가 2대0으로 승리함에 따라 류현진은 시즌 14승(5패)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이(2013, 2014년 14승)를 이뤘다.


최종 등판을 앞두고 디그롬에 평균자책점 0.02 차로 앞선 류현진은 이날 5이닝 1실점 이상의 투구가 필요했지만 ‘계산이 필요 없는’ 쾌투를 펼쳤다. 전원 우타자로 꾸린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맞아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1회 첫 타자 도노반 솔라노를 8구 접전에서 체인지업을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4회 다시 만난 솔라노까지 10타자를 연속 범타로 막았다. 4회 1사 1·2루 상황에서 4번 타자 에번 롱고리아를 우익수 뜬공, 5번 케빈 필라를 좌익수 뜬공으로 각각 잡으며 위기관리 능력도 뽐냈다. ‘베이브 류스’ 류현진은 0대0인 5회초 2사 3루에서 상대 우완 선발 로건 웨브의 149km짜리 빠른 볼을 좌전안타로 연결해 결승타까지 때렸다. 지난 23일 콜로라도전 동점 솔로 홈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2대0으로 앞선 8회초 타석 때 교체됐고 8회 마에다 겐타에 이어 9회 마무리 켄리 얀선이 무실점으로 막았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어 시즌 105승(56패)째를 거둬 1953년 세운 팀 시즌 최다승과 66년 만에 타이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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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초 타석에서 안타 때려내는 류현진. /AFP연합뉴스5회초 타석에서 안타 때려내는 류현진. /AFP연합뉴스


류현진은 이번 정규시즌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29경기 182⅔이닝 동안 가장 돋보이는 기록은 견고한 제구력으로 일궈낸 2.32의 평균자책점이다. 삼진은 2013년 빅 리그 진출 이후 가장 많은 163개를 잡았고 볼넷은 24개만 허용해 규정이닝(162이닝)을 채운 투수 중 최소, 9이닝당 볼넷 허용에서도 1.23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지켰다. 5월에는 6경기에서 5승과 평균자책점 0.59의 독보적인 성적으로 박찬호(당시 다저스) 이후 한국 선수로는 21년 만에 이달의 투수에 뽑혔다. 4월부터 6월 초까지 7연승, 5월에는 32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지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는 “류현진은 오늘 압도적인 모습으로 사이영상 유력 후보로 다시 떠올랐다”고 평가했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7이닝 무실점으로 자신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이력서를 완성했다”고 보도했다. 사이영상 유력 후보인 디그롬은 올 시즌 204이닝을 던져 11승8패 평균자책점 2.43, 탈삼진 255개를 기록했다. 사이영상은 전미야구기자협회 기자단 투표로 결정되고 결과는 월드시리즈 이후에 발표된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후 “평균자책점보다 올 시즌 건강을 좀 더 염려했다”며 “예상했던 30경기에 근접한 29번 등판했고 평균자책점 1위 타이틀은 기대하지 않은 깜짝 선물”이라고 평했다. 이어 “사이영상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성공적인 해였고 내 엄청난 노력을 입증한 증거”라고 덧붙인 그는 사이영상 관련 질문에는 “매우 어려운 질문이지만 중요한 항목인 탈삼진과 투구 이닝에서 좋은 결과를 낸 디그롬이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예우했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자리매김한 류현진은 가을의 전설을 준비한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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