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4번째 매각 시동건 KDB생명...자본확충 변수에 흥행 미지수

산은, 지분 92% 매각 작업 착수




KDB산업은행이 KDB생명 공식 매각절차에 돌입했다. 잠재 인수자로는 국내외 사모펀드나 KB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생보사가 없거나 상대적으로 취약한 금융그룹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국내 보험시장 포화에다 추가 자본확충 이슈 등이 변수로 남아 있어 흥행 여부는 미지수다.

30일 산은은 KDB생명 매각공고를 내고 “오는 11월 초 투자의향서(LOI) 접수 및 입찰적격자(숏리스트) 선정,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양해각서(MOU) 체결, 내년 초 매각 종료가 목표”라고 밝혔다. 산은은 매각주간사에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삼일회계법인, 재무실사에 삼일회계법인, 계리실사에 밀리만, 법무실사에 광장을 선임했다. 특히 밀리만은 전 세계 60여개 현지 법인 등을 보유한 글로벌 계리컨설팅사로 오렌지생명의 신한지주로의 매각 등 거의 모든 국내 보험사 인수합병(M&A)에 관여했고 그만큼 KDB생명 가치산정에 높은 공정성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산은은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8월14일 킥오프 미팅을 시작으로 매도인실사 및 잠재투자자 사전미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산은은 사모펀드(PEF) KDB칸서스밸류와 특수목적회사(SPC)가 보유한 KDB생명 주식 8,800만주(92.73%)를 매각하게 된다. 산은 관계자는 “잠재매수자 면담 등을 통해 달라진 KDB생명의 모습이 제대로 전달된다면 이번 M&A에 대한 관심은 높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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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후보로는 생보사가 없거나 상대적으로 취약한 KB금융이나 우리금융지주, 국내외 사모펀드 등이 거론된다. 실제 인수와 무관하게 내년 하반기부터 보험사들이 대거 매물로 나오면서 M&A 시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보험업에 대한 스터디가 필요한 사모펀드들이 우선 예비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높다. KDB생명은 2017년 108.5%까지 떨어졌던 지급여력비율(RBC)이 6월 말 기준 232.7%까지 상승했다. 올 상반기에는 335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외형적으로는 매력 있는 매물이다. 하지만 신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과 이에 따른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적용으로 추가 자본확충 부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내수시장 포화에 따른 장기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은 악재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말 킥스 도입 2차 영향평가가 마무리돼야 향후 자본확충 부담을 가늠할 수 있어 지금은 적정 가치를 평가하기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하반기 동양·ABL생명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도 KDB생명 매각 작업에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로서는 그룹 체급에 맞는 생보사를 원하는데 동양·ABL생명이나 교보생명에 비해 규모도 작고 수익성도 낮은 KDB생명은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및 생보사 부실화에 따른 보험가입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이후 세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최저입찰가액을 밑돌아 적격매수자를 찾지 못해 무산됐다. /이태규·서은영기자 classic@sedaily.com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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