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한은, ‘디플레 유령’ 막기에 총력전

9월 소비자물가 발표 앞 ‘주요국 물가하락 특징’ 제시

“디플레는 자산가치 하락 수반…단기 하락 해당 안돼”

디플레 우려 확산 되면 소비·투자 감소 유발 가능성

한국은행이 ‘디플레이션’(장기 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논란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나서 “디플레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한 데 이어 디플레에 빠진 경제 상황을 명확히 정의하는 한편 분석 자료를 내는 등 디플레 차단 여론전에 팔을 걷어 붙였다.

한은은 30일 ‘주요국 물가 하락기의 특징’을 분석한 자료를 내고 “소비자물가의 단기 하락 현상이 해외 주요국 사례에서 적지 않게 관찰되지만, 물가 전반이 장기간 하락하는 디플레이션과는 뚜렷이 구분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과 베트남·태국·대만 등 물가가 하락한 적이 있는 아시아 5개국을 상대로 물가지수를 분석한 결과, 1990년 1분기에서 2019년 2분기 중 소비자물가지수의 하락은 총 356회(분기 기준) 발생했다. 물가 하락은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2010년대 중반 유가 급락기를 전후해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재건축이 진행 중인 옛 한국은행 전경/사진 = 서울경제DB재건축이 진행 중인 옛 한국은행 전경/사진 = 서울경제DB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중간값 기준으로 물가 하락 기간은 대체로 2분기 정도 지속했고 물가 하락 폭은 -0.5%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한은은 “물가지수 전반에 걸친 지속적 가격 하락으로 정의되는 디플레 현상은 일본 등 일부 국가에 국한됐다”며 “디플레 현상에는 대부분 자산가격 조정이 수반됐지만 한국은 현재 이런 상황이 아니다” 고 평가했다.

한은이 디플레 유령에 선제 대응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내달 1일 통계청이 9월 소비자물가를 발표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앞서 통계청은 이달 1일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0.0%라고 발표했으며 소수점을 늘려보면 0.04% 하락한 것으로 확인돼 디플레 우려가 언론 및 학계에서 강하게 제기됐다.

이 국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크게 낮아졌지만 이는 지난해의 농·축·수산물 가격이 높았기 때문에 발생한 기저효과 때문”이라며 “연말에는 이런 효과가 사라지면서 물가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디플레 국면이라면 국민들이 소비를 뒤로 미루는 것이 현명한 결정이지만 이런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어 체감상으로도 디플레이션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손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