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그녀의 창업을 응원해] "만수르家와 인연..중동서 '한국산 낙타 사료'로 대박"

■ 이영신 로터스에이씨티 대표

김치처럼 사료 발효시켜

초식동물 입맛 사로잡아

설립 4년 만에 수출 물꼬

이영신(앞줄 오른쪽) 로터스 대표가 아랍에미레이트(UAE) 관계자와 수출 계약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로터스이영신(앞줄 오른쪽) 로터스 대표가 아랍에미레이트(UAE) 관계자와 수출 계약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로터스



“기존 사료가 초식동물이 먹는 ‘밥’이라면 저희 제품은 건초를 특수한 공정을 통해 발효해 마치 ‘김치’처럼 곁들여 먹는 사료입니다. 제대로 발효된 건초에서 초식동물들이 좋아하는 풍미가 나는 게 특징이지요.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유럽과 미국산 사료에도 절대 밀리지 않는 국산 사료로 세계 진출에 나설 겁니다”


이영신(43) 로터스에이씨티(이하 로터스) 대표는 7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 로터스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2년 만에 중동 여러 나라의 판로를 개척할 수 있었던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15년간 무역업에 종사해온 이 대표는 지난 2014년 사료 전문회사 로터스를 설립하고 초식동물을 위한 사료를 제조판매 해왔다. 주력은 말처럼 위가 1개인 초식동물을 위한 제품이었지만 우연히 만난 아랍에미레이트(UAE) 왕족인 만수르가(家) 농장의 영양사가 “낙타 사료도 파는가”라고 물어보면서 낙타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낙타도 다른 초식동물처럼 용도에 따른 사료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문화지만 중동에서는 낙타 경주 문화가 유구한 전통으로 내려오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잘 달릴 수 있는 경주용 낙타를 키우는 농장에서 고급 사료를 사들이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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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료 제품 이미지/로터스 홈페이지 캡쳐대표적인 사료 제품 이미지/로터스 홈페이지 캡쳐


이 대표는 “지난해 말 사료로 시작한 중동 수출이 염소 우유용 사료, 고기용 소 사료 등으로 차츰 품목이 확대됐고, 이제는 낙타까지 섭렵하게 됐다”며 “개월 수마다 달라지는 사료는 종류만 따져도 처음 10종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30종까지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동지역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도도 높은 편”이라며 “특히 왕족이 산업 전반을 쥐고 있는 중동에서 좋은 관계로 거래를 시작하게 된 것이 그 이후의 판로 개척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터스의 수출 대상 국가도 UAE와 쿠웨이트에서 카타르, 오만 등으로 넓어졌다.

가까운 시일 내 로터스의 발효사료 생산기술을 제휴를 맺은 현지 국가에 제공하는 프로젝트도 시작된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에서 반제품 형태로 수출하면 이를 다시 현지에서 재가공해 완제품으로 내놓는 형태가 될 것으로 이 대표는 예상했다. 따라서 현재는 주문 상황에 맞춰 컨테이너로 소규모 물량을 보내고 있지만, 현지 제휴 공장이 생긴다면 추가적인 판로개척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동물은 어릴 때 접했던 사료를 나중에 바꾸기가 어렵다”며 “한 농장에서는 어떠한 사료도 거부했던 소가 갑자기 저희 사료를 먹기도 해 고객으로부터 ‘어메이징(amazing)’이라는 평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러시아나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일본 등 원초를 생산하지 못하는 지역도 공략, 수출길을 넓혀간다는 포부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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