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 일정을 소화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22일 “이번 단 한 번의 방문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기대하지 않지만 그래도 한발짝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일본 출국에 앞서 성남 서울공항에 환송 나온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일본대사와 만나 이같이 전했다. 지난해 10월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한일 관계가 1년 가까이 악화하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 총리가 이번 방일의 의미에 대해 직접 밝힌 것이라 주목된다.
이날 이 총리와 나가미네 대사는 2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이나 총리가 해외를 방문할 경우 한국에 주재하는 해당 나라의 대사가 환송하는 것이 관례다. 나가미네 대사의 환송도 이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나가미네 대사에게 “상왕(아키히토 전 일왕)의 즉위식에 특파원으로서 취재했는데 이번에 정부 대표로 직접 참석하게 됐다”며 “귀한 인연으로 방문하게 돼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3월 브라질 세계물포럼에서 나루히토 일왕(당시 왕세자)을 만난 경험을 밝히며 “그 따뜻함, 친근함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레이와 시대에 일본 국민이 행복하고 활기차기를 기원한다”고 덕담을 전했다. 또 한일 관계를 두고 이 총리는 “즉위식을 갖는 천황께서 한국에 관심을 갖고 계신 것으로 생각된다. 한일 관계가 조화롭고 성숙한 관계가 되길 기원한다. 양국 관계에 여러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두 나라가 지혜를 가지고 잘 관리해 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나가미네 대사는 천황 즉위식에 방문한 데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며 “어제부터 도쿄에 외빈들이 속속 들어오며 즉위식 환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총리께선 일본에서도 잘 알려지신 분”이라며 “특히 일본 언론에도 이번에 방일 소식이 널리 보도됐고 지일파 한국 총리에 대해 기대가 많다”고 말했다. 또 나가미네 대사는 “총리의 방일 일정을 보니 일본을 참 잘 아는 분의 일정으로, 이 총리다운 일정”이라며 “이번에 가셔서 두루 만나 교류하시고 좋은 성과를 거둬오시기 바란다”고 기대의 메시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총리는 다음 달 임기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나가미네 대사에게 “한국에 계시는 동안 어려운 시기였는데 대사께서 지혜롭게 대처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답하기도 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