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꼬여가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조기 총선 재추진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미 하원 과반을 확보한 보수당이 우호적인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의석 확대를 통해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미 두 차례 총선을 추진했다 좌절한 경험과 집권 보수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존슨 총리의 조기 총선 카드가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24일(현지시간) BBC는 존슨 총리가 이날 오후 주요 각료들과 회동한 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에게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존슨 총리는 서한을 통해 자신은 오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11월15일이나 30일로 단기 연기하는 방안을 선호한다면서 노동당이 이에 동의해준다면 정부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 해산 전에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연합(EU)이 영국의 요청을 그대로 받아들여 브렉시트를 내년 1월31일까지 3개월 연기한다면 12월12일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U 주재 27개 회원국 대사들은 브렉시트 연기가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으나 연기기간은 다음주에 결정하기로 했다. 미나 안드리바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AP통신에 EU 주재 각 회원국 대사들이 브렉시트 시한 연장 원칙에 합의했지만 28일 또는 29일 다시 만나 연기기간을 논의한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가 12월 조기 총선이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며 혼란한 브렉시트 정국을 돌파하려 하지만 조기 총선 동의안이 의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영국 ‘고정임기의회법’에 따르면 조기 총선이 열리기 위해서는 하원 전체 의석(650석)의 3분의2 이상, 즉 434명의 의원이 존슨 총리가 내놓은 조기 총선 동의안에 찬성해야 한다. 동의안 통과를 위해 노동당의 지지가 절실한데 여론조사 지지율이 보수당보다 10%포인트나 뒤처진 노동당이 존슨 총리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앞서 존슨 총리가 두 차례나 조기 총선을 시도했지만 의회에서 필요한 찬성표를 얻지 못하고 부결됐다. 노동당의 코빈 대표 역시 “노딜 브렉시트 위험이 없어야 총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브렉시트가 해결되기 전에는 조기 총선에 동의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집권여당 내에서도 조기 총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수당 지지 유력 블로그인 ‘컨서버티브홈’의 폴 굿맨 편집자는 이날 조기 총선이 존슨 총리에게 매우 위험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