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국상륙 中 자동차 '펜곤' 1주일만에 완판

풀옵션이 2,380만원..국산 준중형 상위트림과 비슷

품질·AS 등 신뢰 쌓을 땐 국내완성차 타격 불가피

이강수 신원CK모터스 대표와 ‘펜곤 ix5’이강수 신원CK모터스 대표와 ‘펜곤 ix5’



이달 10일 국내 판매를 시작한 중국 자동차 ‘펜곤 ix5’의 첫 물량 100대가 일주일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중국 완성차가 ‘싸구려, 저품질’의 브랜드 이미지를 깨고 국내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이 될지 주목된다. ix5를 중국 자동차 브랜드 둥펑소콘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신원CK모터스는 25일 “출시한 지 일주일 만에 ix5의 초도물량 100대를 완판했다”고 밝혔다.

ix5는 1,500cc급 가솔린 엔진을 갖춘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전장이 4,685㎜로 르노삼성의 QM6(4,675㎜)와 비슷하다. 신원CK모터스는 파노라마 선루프, 파워시트 등 옵션을 기본으로 갖춘 단일 트림 가격을 2,380만원으로 책정했다. 중국 브랜드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국내 자동차 업계도 이번 첫 물량 완판에 놀라는 분위기다.

100대가 팔렸지만 계약자는 더 많다. 둥펑소콘과 독점계약을 맺고 ix5를 국내에 수입하고 있는 신원CK모터스의 한 관계자는 “실제 계약자는 150명이 넘는다”며 “기다리고 있는 50여명의 계약자에게는 다음달 물량 100대가 들어오는 대로 차량을 인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원CK모터스는 국토교통부로부터 내년 말께 대규모 인증을 받을 때까지는 개별인증(최대 100대)을 통해 월 100대가량의 물량을 매달 들여오기로 했다. 대규모 인증을 받은 후에는 공급물량과 마케팅을 동시에 대폭 늘릴 계획이다. 연간 3,000대 판매가 신원CK모터스의 목표다. 차종도 늘려서 ix5뿐 아니라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기로 했다. 대우자동차 출신인 이강수 신원CK모터스 대표는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 차에 선입견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중국 자동차의 위상과 실력은 이보다 높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바꿔 말해 조금씩 중국 차를 알리고 선입견을 해소해나가면 시장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다.

2615A17 펜곤IX5제원


중국 완성차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파노라마 선루프와 파워시트 등을 갖춘 ‘풀옵션’ 쿠페형 SUV인 ix5의 가격은 2,380만원.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준중형 세단 상위 트림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싸구려’ 이미지와는 달리 한층 향상된 디자인도 구매 장벽을 깨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산 자동차 수입물량은 1,221대로 전년 동기보다 약 164% 늘었다. 중국 브랜드가 아닌 외국 차량도 있지만 중국 브랜드의 국내 진출 문이 열리고 있는 셈이다.


다만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 브랜드가 시장점유율을 높여갈 경우 국내 완성차 업계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르노삼성·한국GM은 글로벌 자동차 판매 부진에 따른 본사 물량 감축과 이로 인한 노사 분규, 소비자 신뢰 하락, 판매 부진 등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쌍용자동차도 판매량이 주는데 연구개발(R&D) 등 들어갈 돈은 많은 악조건에 처해 있다. 중국 차 판매가 늘어난다면 소비자층이 다른 수입차 브랜드나 탄탄한 현대·기아차보다는 이들 회사의 고객을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데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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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브랜드 승용차가 국내에 출시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신원CK모터스가 중한자동차라는 이름으로 중국 자동차를 수입·판매하던 지난 2017년 북기은상의 켄보 600을 국내에서 출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중국 내에서 비주류 회사인 북기은상이 제때 물량을 공급하지 않아 판매를 약 6개월 만에 중단했다. 당시 켄보 600은 국내에서 약 500대가 팔렸다. ix5를 생산하는 둥펑소콘의 모회사 둥펑자동차그룹은 중국 내 2위권 자동차 회사다. 둥펑자동차그룹 또한 경쟁이 치열한 시장인 한국을 자신들의 차량을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안전과 직결된 자동차 제품의 특성상 중국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이 무너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신뢰를 쌓고 실력을 검증받는다면 국내 업체들의 경쟁상대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박한신·서종갑기자 hspark@sedaily.com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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