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과열경쟁에 푹 꺼진 실적…FAANG 터지나

클라우드·웨어러블·자율車 등

구글 신사업 진출에 IT공룡 긴장

비용 확대 속 실적 부진 '직격탄'

알파벳·아마존 순익 20%대 감소

"월가, 정부규제 강화 등 악재 주목

페이스북 정도만 실적 개선될 듯"




3·4분기 기대에 밑도는 실적을 거둔 구글이 클라우드나 스마트기기 등으로 발 빠르게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구글의 신성장동력 발굴 노력과 맞물려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 등 이른바 ‘FAANG’으로 불리는 미국 정보기술(IT) 공룡 간 온라인플랫폼 분야의 선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경쟁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이들 기업의 성장동력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올 3·4분기 순이익은 71억달러(약 8조2,743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23%나 감소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투자 확대로 비용이 대폭 상승한 데 따른 결과다. 올 3·4분기 알파벳의 총비용은 313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5%나 급증했지만 매출은 405억달러로 20% 늘어나 증가폭이 비교적 작았다.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은 구글은 실적 부진을 감수하고서라도 투자를 늘려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며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다. 새로 진출하려는 분야는 크게 스마트기기와 클라우드 사업으로 나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파벳은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인 ‘핏빗’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인수계획은 스마트폰 사업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은 최근 신형 스마트폰 ‘픽셀4’ 출시에 맞춰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데 스마트폰과의 시너지가 큰 스마트워치 등을 출시하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CNBC는 “인수 거래가 성사되면 알파벳은 애플이나 삼성전자 등과 경쟁하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의 핵심참여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4차 산업의 핵심기술인 클라우드 사업의 인력도 대폭 늘려 아마존 등 기존 사업자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루스 포랫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3·4분기에 고용한 직원 6,450명 중 클라우드 부문의 비중이 제일 크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오라클 최고경영자(CEO)였던 토머스 쿠리언을 클라우드사업 부문 책임자로 영입했으며 올해 6월 데이터 분석회사인 ‘루커’를 26억달러에 인수했다. 이 밖에 알파벳 자회사인 자율주행차 업체 웨이모는 르노닛산과 손잡고 프랑스와 일본에서 로봇택시 시장을 공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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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신사업 진출은 아마존·페이스북·애플·넷플릭스 등 다른 IT 공룡들에 긴장 요인이 된다.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의 절대강자인 넷플릭스는 애플·아마존·디즈니와의 경쟁을 본격화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잃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넷플릭스의 올 3·4분기 매출은 52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1.1% 늘었지만 이 기간 신규 가입자 수는 680만명으로 목표치인 700만명을 밑돌았다.

아마존 역시 올 3·4분기 순익이 21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6% 감소해 실적발표 당일인 24일 장외거래에서 주가가 7% 이상 폭락했다. 시장에서는 클라우드 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를 아마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며 연말까지 주가를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월가에서는 성장률 둔화, 비용 상승, 정부 규제 강화 등 FAANG을 둘러싼 위기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최근 사상 최고의 주가를 경신한 애플을 제외한 다른 FAANG 기업 주가는 다소 침체 상태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30일 실적 발표를 앞둔 애플과 페이스북은 전망이 엇갈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의 주력 기종인 아이폰 매출이 지난해 4·4분기 이후 올 2·4분기까지 9개월간 전년동기 대비 15% 줄어든 1,090억달러에 그쳤다”면서 “애플이 에어팟 등 웨어러블 기기를 발판으로 아이폰 매출 부진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페이스북의 경우 광고매출 증가에 힘입어 실적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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