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소속 국회의원 가운데 가장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원내대표를 뽑기 위한 경선을 시작한다. 범여권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밀어붙이기에 대항해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신청하며 국회가 마비된 가운데 한국당은 당내 권력투쟁도 격발한 상황이다. 원내대표 계파갈등으로 흐를 경우 그나마 버티던 지지율이 더 추락할 우려도 나온다.
5일 한국당에 따르면 이르면 6일 황교안 대표는 원내대표 선거일을 공고할 방침이다. 당규에 따라 원내대표는 전임자의 임기만료일까지 개최해야 하고,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는 선거일 3일 전에 공고한다. 이에 따라 오는 9일 한국당의 새 원내대표를 뽑기 위한 의총이 열린다. 부산 지역 4선 유기준 의원과 대구경북(TK) 3선 강석호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날 수도권 5선 심재철 의원, 충청 출신이자 인천이 지역구인 3선 윤상현 의원이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졌다. 원내대표 경선은 당초 친박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유기준 의원과 비박계이자 김무성계로 알려진 강석호 의원이 나서면서 친박과 비박의 경쟁구도였다. 하지만 이날 심 의원과 윤 의원이 가세하면서 원내대표 경선이 수도권으로 확산됐다.
각 계파와 수도권 의원들이 대거 뛰어든 이유는 원내대표가 막강한 권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원내 교섭단체 대표로 당연직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과 정보위원회 위원을 겸직한다. 의원총회를 주재하고 무엇보다 소속 의원들이 목을 메는 상임위원회를 배정할 권한이 있다. 또 15명의 원내부대표를 지명할 수 있다. 특히 총선 전에 원내에서 직책을 맡게 되면 공천에도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문제는 역풍이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tbs 의뢰)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이 1.7%포인트 내린 31.2%로 황 대표의 단식이 끝나자마자 꺾였다. 반면 민주당은 1.9%포인트 올라 40.9%까지 올랐다.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 갈등 또는 야합으로 권력 나눠먹기로 비칠 경우 여론은 더 악화할 수도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공천에서 원내대표의 입김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친박과 비박이 또 싸우면 보수층마저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