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중기부 내년 예산은 '스마트 한국' 마중물

김학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창업벤처기업 투자 대폭 확대

공장·상점 스마트화 지원 초점

소상공인에 도약 기회 만들 것




지난 10일 중소벤처기업부 2020년 예산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전년도 본예산인 10조3,000억원 대비 3조1,000억원 늘어난 13조4,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중기부는 내년 예산을 통해 ‘세계 최강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코리아’로 ‘스마트 대한민국’을 확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상점, 스마트공장, 스마트서비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AI) 등의 단어는 우리 실생활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질 수도, 생소한 단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보화·디지털화 등을 통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매우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생존을 위해 우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누구에게는 4차 산업혁명의 속도가 천천히 오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대리기사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인근 식당을 추천하는 위치기반 서비스, 크리스마스에 어떤 선물이 유행하는지 인터넷 검색 창에서 알려주는 빅데이터 분석·서비스 기술 등을 실생활에서 자유롭게 활용 중이다. 다만 우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비용·전문성 부족 등으로 이런 환경에 적응하는 데 상대적으로 더딜 뿐이다.


따지고 보면 데이터·네트워크·AI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벤처 등 창업 기업들이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 맞춰 중기부는 직간접적으로 창업 교육 지원부터 기업 투자까지 책임지고 뛰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초고속 인터넷망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과 경제 도약에 크게 기여한 것처럼 2020년 예산도 ‘스마트 대한민국’을 지원할 마중물이 될 것이다. 실제 중소기업의 스마트화를 위한 제조 데이터 인프라 구축, 4차산업 기술개발 지원 등에 우리 혈세가 쓰이게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스마트공장 등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할 수 있는 제조 데이터 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며 산업통상자원부 등 타 부처에서 추진하고 있는 제조 데이터 인프라를 통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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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현장의 스마트화를 돕는 스마트공장 보급 예산도 올해 3,125억원에서 내년 4,150억원으로 대폭 확대하고, 권역별 스마트공장 테스트베드 2개소를 지원해 중소 제조 현장의 스마트화를 확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스마트화의 대상을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확대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이 제조 데이터 센터 등을 활용해 물류나 경영관리 등의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서비스 사업을 신설하고, 소상공인이 스마트 거울 등의 신기술을 활용하도록 돕는 스마트상점 사업도 신규로 예산에 반영했다.

미래 성장기업 창출을 위한 연구개발(R&D) 예산은 올해 1조744억원보다 4,127억원 늘어난 1조4,871억원으로 증액됐다. 특히 AI·스마트센서 등 미래 분야 R&D 사업을 새롭게 반영해 앞으로 신성장산업 창출 발판을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탤 계획이다.

제2 벤처 붐 확산과 연계해 벤처투자 열기가 지속되고 확산될 수 있도록 모태펀드 출자 예산도 8,000억원으로 잡았다. 내년 모태펀드 예산은 소재·부품·장비 분야 육성, 3대 혁신 분야(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 창업,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등 우리 경제의 미래를 책임지는 기업에 대한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규제 자유 특구 예산으로 1,103억원을 확보해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의 균형 성장에도 상당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중기부의 2020년 예산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미래 성장을 위한 관점을 전통적인 1·2차 산업과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판매에서 4차 산업과 스마트화로 이동시켜나가는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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