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그널] 또 등장한 기타법인…한진칼 주주간 '錢의 전쟁'

26일 기타법인 한진칼 지분 0.9%(54만주) 취득

최근 5거래일 연속 한진칼 지분 사들여

기타법인 정체 반도건설 유력 전망에 제3세력설도

"내년 3월 주총 앞두고 주주간 지분 경쟁 돌입"




남매간 경영권 다툼이 벌어진 한진(002320)그룹의 지주사 한진칼(180640) 지분을 기타법인이 매집하고 있다. 이달 초 기타법인의 정체가 반도건설이었단 점에서 이번에도 반도건설 측이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는 것이란 해석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제3의 주주가 또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 3월 한진그룹 경영권의 운명을 가를 주주총회를 앞두고 압도적인 지분을 가지지 못한 주주들 사이에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와 업계에 따르면 26일 기타법인은 한진칼 지분 0.9%(54만2,998주)를 매입했다. 1거래일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14일(163만주) 이후 가장 많은 양이다. 금액으로는 214억원이다.


특히 26일 한진칼 주가는 전날 대비 9.79% 급락했고 장중 10%대 하락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기타법인은 주식을 계속 사들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지분을 늘리는 건 일반적인 투자 기법은 아니지만, 지분을 늘려야 하는 쪽에게 주가 하락은 일종의 세일 기간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의지를 가지고 한진칼 지분을 계속해서 사들이는 주주가 존재하는 셈이다.

기타법인은 27일까지 최근 5거래일 연속 한진칼 주식을 순매수했다. 닷새간 사들인 규모만 95만5,396주(1.61%)로 총 381억원어치다. 기타법인은 이달 3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를 기록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23일 이후에도 기타법인은 계속 한진칼을 취득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 기타법인의 존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진칼 주요 주주들이 누구하나 압도적인 지분율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기에 기타법인은 주총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수 있다.

기타법인은 이달 초 40거래일 동안 지분 2.45%(145만1,556주)를 매입하면서 주목받았다. 당시기타법인은 반도건설 계열사였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반도건설 측이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반도건설은 최근 2개월 동안 220억 들여 지분 1.2% 장중 매수해 총 지분율 6.28%로 올라선 바 있다. 만약 계속 지분을 사들이는 존재가 반도건설 측이라면 반도 측 지분율은 8%대에 근접하게 된다.



반도건설 계열사들은 지난 10월 돌연 한진칼 지분을 5% 이상 취득했다고 밝히며 등장한 바 있다. 경영참여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지만 향후 어떤 전략을 추구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 조짐이 있는 상황에서 꽃놀이패를 쥐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진칼은 내년 3월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완료돼 내년 정기주주 총회에서 주주간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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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진칼은 주요 주주가 압도적인 지분율을 확보했다고 보기 힘들다. 조원태 회장(6.52%)과 조 회장의 백기사인 델타항공(10%)이 16.52%를 보유 중이다. 이에 대응하는 조현아(6.49%) 전 부사장과 조 부사장 측에 힘을 싣는 것으로 평가받는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그리고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를 합치면 18.27%다.

반도건설(6.28%)은 누구의 백기사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명희 고문 측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치면 24.55%다.

여기에 KCGI(17.29%)도 이달 7개월 만에 다시 매집을 개시해 지분율을 기존 15.98%에서 17.29%로 늘렸다.

조원태(왼쪽)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서울경제DB조원태(왼쪽)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서울경제DB


반도건설이 아닌 제3 주주의 등장설도 나온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지분을 취득하고 있으면 향후 어떤 식으로든 주요 주주들에게 러브콜을 받을 것이고 이를 통해 이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 주총에서 한진칼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조원태 회장 측과 조 회장을 견제하려는 반대세력 두 곳이 적극적으로 지분을 사들이는 모습”이라며 “자금력이 곧 경영권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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