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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목소리' 獨가곡 거장 슈라이어 하늘로

지병으로 별세...향년 84세

겨울나그네 등 대표 레퍼토리

페터 슈라이어/연합뉴스페터 슈라이어/연합뉴스



미성으로 세계인들을 매료한 독일 출신의 리트(예술가곡) 거장 페터 슈라이어(사진)가 25일(현지시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옛 동독 출신인 그는 8세에 드레스덴의 명문 성십자가합창단에 들어가 본격적인 음악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1959년 베토벤 오페라 ‘피델리오’의 죄수 역으로 오페라에 데뷔한 뒤 1961년에는 드레스덴 국립오페라극장 단원이 됐다. 1963년에는 옛 동독 최고 명예인 궁정가수 칭호를 받았다.


1967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무대에 원래 서기로 한 불세출의 테너 프리츠 분덜리히가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대타’로 오른 그는 슈베르트와 슈만의 낭만가곡을 불러 호평을 받았다. 이후 밀라노 라스칼라, 뉴욕 메트로폴리탄 등 세계적인 오페라극장 무대에 섰으며 바이로이트·잘츠부르크 등 최고 수준의 페스티벌에 꾸준하게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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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름다운 목소리로 바로크 음악을 해석해 ‘천상의 목소리’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특히 서정성 넘치는 지적인 리릭 테너로 독일 리트의 문학적·서정적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겨울나그네’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백조의 노래’ 등 슈베르트 3대 가곡집은 그의 대표 레퍼토리였다. 그는 뉴욕필하모닉·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도 지휘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그는 1993년과 2003년·2005년에 한국을 찾아 슈베르트의 가곡 등을 부르며 청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슈라이어는 70세였던 2005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를 끝으로 은퇴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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