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는 뮤지컬 ‘영웅본색’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유준상, 민우혁, 한지상, 박영수, 이장우, 최대철, 박민성, 박인배, 문성혁등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동명의 영화를 각색한 뮤지컬 ‘영웅본색’은 의리와 배신이 충돌하는 홍콩의 뒷골목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을 통해 진정한 우정, 가족애와 같은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담은 작품이다. 홍콩 느와르의 시초이자 정점으로 꼽히는 동명의 영화 1편과 2편을 각색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을 만든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작곡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왕용범 연출은 원작의 화려함은 물론, 밀도 높은 연출로 홍콩 느와르 감수성을 그대로 표현해 내 관객들에게 몰입도 높은 무대를 선사한다는 평이다. 주연배우 장국영이 불렀던 ‘당년정’ ‘분향미래일자’ 등 귀에 익은 OST도 들을 수 있다.
‘영웅본색’ 혁신적 무대는 빠른 템포로 흘러간다. 뮤지컬 ‘영웅본색’의 혁신적 무대는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LED 패널과 인터렉티브 영상의 도입으로 탄생했다. 뮤지컬 ‘영웅본색’에서는 1,000장이 넘는 LED 패널을 무대 전방위에 설치했으며, 장면에 맞춰 변화하는 LED 세트와 영상으로 시시각각 달라지는 시공간을 생생히 표현했다.
무대를 가득 메운 LED 패널은 홍콩의 밤거리부터 위조지폐작업장, 교도소, 부둣가 등 수십 개의 공간으로 변모하며 원작 영화 명장면들의 생생한 재현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섬세한 영상과 무대 연출로 한 무대 위에 각자 다른 공간에서 서로를 떠올리는 자호와 자걸의 모습,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자걸과 페기의 아쿠아리움 씬 등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신선한 장면들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한 장소에서도 등장인물들의 동선과 시점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인터렉티브 방식의 영상이 뮤지컬 ‘영웅본색’의 생동감을 더했다. LED 세트와 무대 소품, 인터렉티브 영상의 완벽한 합은 무대에서 구현하기 힘든 누아르 액션을 몰입감 있게 표현해냈으며, 영화 못지않은 빠른 호흡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무대를 탄생시켰다.
극중 유준상과 민우혁은 조직의 배신으로 3년간 복역 후 손을 씻고 새로운 삶을 사는 송자호 역을 맡았다. 유준상은 “‘영웅본색’은 영화 같은 뮤지컬”이라고 소개하며 “매 신 영화를 찍는 마음이다. 실제로 영화같이 신이 100장 정도 넘어가기에, 쉼 없이 바뀌는 무대와 함께하려고 수도 없이 반복 연습했다. 속도 조절을 잘하면서 한 편의 영화를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준상은 “템포가 빨라서 반복적으로 연습을 했다. 뒤에 스크린이 수도 없이 변한다는 이야기만 듣고 ‘과연 이 무대와 함께 우리가 움직일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했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관객 분들이 잘 보고 계시는 걸까 걱정되기도 했는데, 커튼콜 때 관객분들이 열광해주셔서 잘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목표는 65세까지 자호 역을 하는 것”이라며 “그만큼 좋은 뮤지컬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영웅본색’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지상, 박영수, 이장우는 경찰대를 졸업하고 형사가 되었지만 형을 경멸하는 송자호의 동생 ‘자걸’ 역을 연기한다.
박영수는 “자걸 역할은 열 몇 번씩 옷을 갈아입는다. 그래서 옷을 갈아입다가 급하게 들어가는 신이 많다. 주옥같은 멜로디에 거친 호흡을 보여드리는 경우가 있는데 아쉽기도 하다”라며 급박하게 돌아가는 무대 뒤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한지상은 “기계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없는 무대예술이기 때문에 인간이 가장 최상의 템포로 편집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야무지고 찰진 템포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장우는 ‘영웅본색’을 통해 뮤지컬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그는 “뮤지컬을 하기 전에는 드라마나 영화나 전부 같은 연기라고 생각하고 간과하고 왔다. 그런데 정말 다르더라”라고 첫 뮤지컬 도전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뮤지컬 연습할 때 ‘너는 왜 얼굴로만 연기하냐’는 얘기를 들었다. 이제는 배까지는 내려왔다고 한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발끝까지 내리고 싶다. ”고 전했다.
‘영웅본색’은 남성들의 의리를 그린 작품. 이에 ‘여성이 다수인 뮤지컬 관객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란 의문점 역시 생긴다.
이에 송자호 역의 민우혁은 “‘영웅본색’하면 90년대 남성들에게 아주 큰 충격과 감성을 준 작품이다. 이 작품을 처음 시작할 때 뮤지컬 배우로 나는 걱정을 많이 했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여성이기 때문에 남자들의 진한 우정이 담긴 이야기가 공감을 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민우혁은 “그런데 공연을 하면서 다양한 관객들이 많은 공감을 해주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느낀 것이 의리 하면 예전에는 남자들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남자 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공통적인 감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작품의 유효성에 공감했다.
‘페기’ 역 제이민 역시 “남성 중심의 영화지만 작품 자체가 인간애로 다가왔다. 다같이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굳이 관객 공감대를 남자 여자로 나누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극중 마크는 의형제인 송자호의 복수를 위해 나섰다 절름발이가 된 후 조직에서 퇴물 취급을 받는다. 또 원작에서 주윤발이 연기하며 화제가 됐다. 이번 작품에선 최대철과 박민성이 열연한다.
마크 역 박민성은 “‘영웅본색’이라는 영화 자체가 느와르의 시초이지 않나. 주윤발이라는 대배우가 마크 역할을 했는데, 그 배우의 캐릭터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아류 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 신마다 요구하는 감정을 저만의 색깔로 최대한 표현하려고 했고, 함께하는 배우들과 유기적으로 호흡을 맞추기 위해 열심히 연습을 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준상은 “세상이 많이 메말라 있다. 그런데 ‘영웅본색’을 보시면 ‘무대에서만큼은 우정, 사랑, 의리가 계속 되는구나’라는 관객분들도 느꼈으면 한다. 점점 더 힘들어지는 사회 속에서 사람 간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고. 마음 속에 남을 수 있는 뮤지컬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작품의 완성도를 자신했다.
한편 ‘영웅본색’은 오는 3월 22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사진=양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