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조정을 앞둔 경찰이 총경급 수사 전문가들로 구성된 ‘책임수사지도관’ 제도를 도입한다. 중요 대형 사건에 대한 수사역량을 강화해 수사권 남용에 대한 우려를 막겠다는 취지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총경 승진 임용예정자로 내정된 92명 가운데 5~6명을 ‘책임수사지도관’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직책에 임명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전문성을 갖춘 총경 승진자를 발탁해 경찰 수사의 개혁과제들이 현장에 제대로 정착되는지 점검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맡길 것”이라며 “일선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사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설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중요 사건이 발생할 경우 현장에 직접 투입돼 해당 지방경찰청이나 경찰서의 수사를 지도·지원하는 임무도 맡게 된다. 현장 수사팀과 머리를 맞대고 수사 방향 등을 논의하고 법리 적용과 대응 관리 등을 도맡는다. 책임수사지도관은 5~6명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서울지방경찰청에 소속된 채 업무지원 형식으로 경찰청 수사국에서 일하며 전국에서 일어나는 중요 사건을 관장하게 된다. 이들에 대한 임명은 16일 총경 전보인사에 맞춰 이뤄질 예정이다.
책임수사지도관 신설은 수사권 조정안을 시행하는 데 필요한 세부 절차를 담은 대통령령이 마련되기에 앞서 수사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수사권 남용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의미다.
경찰은 이와는 별도로 전문적인 사건 분석과 법률지원을 담당하는 ‘수사연구관’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평소 기획·연구업무를 담당하다 중요 사건이 발생하면 사건기록을 직접 검토하고 법리 분석 등을 통해 수사 방향을 제시해주는 ‘대검 연구관’을 벤치마킹한 조직이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경찰 수사 비전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수사권 조정안 통과에 따른 후속조치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