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필기구 업체인 모나미(005360)가 창립 60주년 기념 ‘프러스펜 3000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인다. 1968년 첫 출시된 검정색 프러스펜은 ‘국민펜’으로 불릴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모은 ‘스테디셀러’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스페셜 에디션 가격이 20만원에 달하는 등 도 넘은 상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일 모나미는 창립 60주년에 맞춰 기존 프러스펜3000을 고급화된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스페셜 에디션인 ‘프러스펜3000 데스크펜(사진)’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데스크펜은 기존 플러스펜을 클래식한 느낌의 데스크펜 디자인을 입혔다. 메탈 소재에 금 도금 처리로 제작돼 뛰어난 광택감을 보인다. 펜 스탠드는 블랙·화이트 2종의 천연 대리석 소재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는 평가다. 모나미측은 소장 가치에다 프리미엄 펜답게 뛰어난 사용감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모나미몰과 오프라인 모나미스토어 6개 지점에서 이날부터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다.
스페셜 에디션인 데스크펜 가격은 20만원이다. 프러스펜3000이 시중에서 개당 300원이면 살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지나친 상술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모나미는 지난 해에도 대표 제품인 모나미 153펜의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고 1만8,000원을 받았다. 바뀐 거라고는 검정색 무광 디자인과 금속심이었지만 기존 제품가격의 60배나 달했다. 주요 프리미엄 필기구 10종의 평균가격도 4만8,000원으로 기존 300~1,000원대였던 저가형 필기구 가격을 훌쩍 뛰어 넘는다.
국내 필기구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모나미가 기술력을 내세우기 보다 잔기술을 넣은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해 매번 가격만 부풀리는 식의 마케팅에만 힘을 쏟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모나미 매출은 2016년 1,402억원에서 지난 해 1,300억원(추정)으로 매년 감소세가 이어지고 문구류 순매출(내부매출액 제외)도 지난해 3·4분기 754억원으로 전년 동기 756억원에서 소폭 줄어들었지만 선진적인 기능을 개선하기보다 가격만 비싼 프리미엄 제품 판매로 감소 폭을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모나미의 고급화 전략은 학령 인구 감소와 모바일 확산 등으로 필기구 시장이 크게 위축된 데 따른 불가피한 대응이라고는 하지만 속빈 고급화 전략에 따른 자체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파이롯트와 펜텔 등 일본 문구 업체들은 대규모 투자로 신흥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등 발빠르게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지만, 모나미는 ‘가격’만 높이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나미의 필기구 관련 특허 출원 등록도 감소하고 있다. 모나미의 필기구 특허는 2017년 4개 이던 것이 2018년 2개, 지난 해에는 1개에 그쳤다. 모나미의 프리미엄 펜 비중은 매년 확대되고 있지만 전체 매출은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가성비가 만족스럽지 않다 보니 매출 확대에 발목이 잡혔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