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우리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내수·수출할 거 없이 어렵다. 1·4분기는 물론 올 상반기 내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생산기지가 중국에 있는 기업들은 아직 공장 가동률이 50%에도 못 미칠 정도고, 물류도 마비돼 원부자재 조달마저 난관에 부딪쳤다. 중국 상하이에 공장을 둔 한 중소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같은 중국인 노동자라도 외지에서 복귀한 근로자는 보름 이상 격리를 한 뒤 순차적으로 일터에 투입해야 하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은 직원이 60% 정도 된다”고 토로했다. 어떤 기업은 아예 “사무직 직원은 전원 출근하지 말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중국 당국이 600명가량 되는 직원 중 최소 인원인 160명만 출근이 가능하다고 하자, 생산 납기를 맞추기 위해 생산 직원만 나오도록 일종의 ‘고육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만큼 지금 중국 현지 국내 중소기업 상황이 좋지 않다.
시간을 돌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떠올려 본다. 당시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 2020에 가장 많이 눈에 띈 참가자는 단연 ‘한국인’이었다. 참가 기업도 미국·중국에 이어 한국이 3위를 기록할 정도로 국내 기업의 참여 열기가 높았다. 단순한 참관을 하기 위한 한국인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만큼 최첨단 산업의 변화를 현장에서 느끼고 배우려는 기업인의 열기가 높았다. 참관단으로 온 한 대기업 임원은 “‘뒤지면 끝난다’는 생각에 기업 차원에서 파견단을 꾸렸다”며 “특히 올해는 한국 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왔는데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악영향이 우리 경제에 짙게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냉정히 보면 이번 사태도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위기일 뿐이다. 1월 미국 CES에서 보듯 한국인의 적극성, 해내려는 의지는 지금과 같은 미증유의 위기 국면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에서도 우리의 저력은 나타나고 있다. 이미 10개 안팎의 벤처들이 진단키트·시약 등을 밤새워 개발하고 질병관리본부의 임시사용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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