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지이지만 공유 대문을 설치함으로써 건축물 일부를 함께 사용하는 공동주택처럼 이웃들과 소통하면서도 각각 사적인 주거공간을 확보한다. 해당 골목이나 도로는 공용 공간으로 꾸민다.
23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민선 7기가 추구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사업의 하나로 ‘공유 대문’ 설치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구·군을 상대로 단독주택지 가운데 막다른 도로가 있는 사업 대상지를 추천받고 있다. 조만간 주민 동의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2∼3곳을 선정한 뒤 4월부터 시범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 사업은 막다른 골목이나 도로의 보행 환경을 개선하고 공동주택보다 열악한 단독주택의 주거 환경을 바꾸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안전하고 쾌적한 정주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폭이 좁아 보행과 차량출입이 어렵거나 기반시설이 열악해 개발이 사실상 어려운 지역 내 막도(長道)를 이웃 간 대문을 열고 소통하는 곳으로 바꾸는 사업”이라 설명했다. 시는 사업 취지상 중구 등 높은 지역을 우선 검토하고 있지만,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예정)구역은 제외하기로 했다.
막다른 도로 입구에 들어서는 공유 대문에는 세대별 인터폰, 도어록, 무인 택배함 등을 설치해 주민 편의를 높이고 대문 안쪽에는 쾌적한 생활 공간을 위한 조경수목 등을 심어 이웃 간 소통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불필요한 담장을 철거하고 벽면 도색과 바닥 포장 등을 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보안등과 CCTV 등 안전시설을 설치해 24시간 안전한 방범망을 조성한다.
시는 우선 부산광역시건축사회, 주택도시보증공사, 부산건축제조직위원회 등의 참여를 유도해 재능기부방식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 뒤 주민만족도 설문조사를 거쳐 예산을 확보해 확대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1개소당 2,000만∼3,000만원 가량으로 추정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막다른 골목길 등 도심 속 숨은 공간을 재창출해 도시 활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주민생활밀착형 사업을 적국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