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남성이 병상 부족으로 입원대기 상태에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숨졌다.
매일 수백명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500여명이 병상부족으로 자가격리 상태이고 병상을 확보해도 이송인력·장비 부족 탓에 하루 100명 정도만 입원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53분께 집에서 영남대학교병원으로 긴급이송한 74세 남성이 호흡 곤란으로 오전 9시께 숨졌다. 이 남성은 이송 도중 구급차에서 심정지가 발생했고, 병원 도착 후 심폐소생술 시행에도 끝내 사망했다.
신천지 교인으로 신천지 대구교회 전수조사 대상자인 그는 지난 24일 이동검진팀에 의해 코로나19 신속 검사를 받은 다음 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과거 신장 이식을 받은 이력도 있다.
보건당국은 현재 자가격리 확진자 가운데 기저질환, 고령, 호흡곤란을 비롯한 응급증상자 등을 우선적으로 입원시키고 있다. 그러나 숨진 이 남성은 고령에 지병이 있었으나 그동안 입원하지 못하고 집에 머물며 약물 투여 등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한 것이다.
보건당국은 23일부터 하루 두차례씩 집으로 전화를 걸어 증상을 모니터링 했지만, 약간의 발열 외에는 특별한 증상 호소는 없었다고 밝혔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단 부단장은 “달서구보건소가 대구시로 응급환자 발생상황을 보고한 뒤 환자 이송 결정에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져 안타깝다”며 “입원 대기 중인 확진자는 대면 진료가 안 돼 전화로 상태를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의사회와 협의해 확진자를 더 정밀하게 모니터링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구는 병상 확보 및 확진자 입원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시는 26일과 27일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200병상을 포함해 대구의료원,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보훈병원 등에서 549병상을 추가 확보했다. 이에 따라 현재 가동 가능한 병상 수는 1,013병상으로 늘었다.
중앙재난대책본부와 협의해 국군대구병원에 300병상을 확보하기 위한 공사도 진행중이다.
병상이 속속 확보되고 있으나 27일 오전 9시 현재 대구의 전체 확진환자 1,017명 가운데 500여명은 여전히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자가격리 중이다. 하루에 입원 가능한 환자가 100명에 불과해 신속한 입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병원의 방역과 인력배치, 119구급차를 이용한 확진자 이송 등 환자를 입원시키기 위한 준비가 굉장히 까다롭다. 병상이 있다고 한꺼번에 많이 입원시킬 수 없다. 하루에 약 100명을 입원시킬 수 있도록 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