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북에 새 제안 검토…합의시 가을 아시아서 정상회담”

미 대북전문가, 백악관 소식통 인용

“북 핵심 핵시설 해체 대 제재완화 패키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단돼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가 되길 바라며 북한에 새로운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의 대북 전문가가 밝혔다.

미 싱크탱크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16일(현지시간) 미 잡지인 ‘아메리칸 컨서버티브’에 게재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에 북한과 합의라는 돌파구를 원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백악관과 국무부 당국자를 인용해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과 협상이 타결된다면 올 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차나 비행기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의 아시아 국가 한 수도에서 3차 정상회담이 열려 합의문이 서명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고 전했다. 11월 미 대선 전 대형 이벤트를 뜻하는 ‘10월의 서프라이즈’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전을 돕기 위한 북미 정상회담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백악관이 김정은 정권이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전제 하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이 올봄에 국무부, 정보 당국자들과 함께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유도하고 미국 본토를 위협할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재개하지 않도록 다자 협상틀을 부활하는 아이디어를 검토했다고 전했다.


2005년 9·19 공동성명을 만들어낸 2000년대 6자 회담에 기초한 이 아이디어는 러시아와 중국을 잠재적 파트너로서 데려오는 것이었다고 한다. 백악관의 희망은 합의를 도출할 장기회담의 틀을 마련하고, 일본, ‘최소한 다른 한 파트너’와 함께 북한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러시아와 중국이 참여할 경우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국무부 소식통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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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카지아니스 국장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트럼프 팀’이 단념하지 않고 양자 정상회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있으며, 사진찍기용이라고 비난받을 수 있는 정상회담은 원하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2명의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 맞춤형 패키지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북한이 하나 또는 그 이상의 핵심 핵생산시설을 해체하고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을 공식 선언하는 내용이 포함된 패키지 대가로 미국은 제재 완화 패키지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또 북한의 핵무기 시설 동결은 물론 핵물질과 미사일 생산의 중단을 담보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다고 국무부 소식통을 인용했다. 맞춤형 패키지는 작년 2월 ‘노딜’로 끝난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때와 비슷하지만 소식통들은 똑같은 협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북미 모두에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카지아니스 국장은 전했다.

또 백악관이 원하는 것은 북한이 제시할 의향이 있는 각각의 양보에 대해 어떤 대북 제재를 철회할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재차 3차 북미정상회담의 문을 열어뒀다.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달성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없다면 (북미)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상황이라면 북미 정상을 만나게 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 대선까지 몇 달밖에 남지 않았고 북미가 그런 상황이라고 볼 증거를 보지 못했다면서 “내가 틀렸기를 바란다. 우리가 그렇게 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가 그러리라고 예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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