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가습기살균제 사망자 1만4,000명 안팎"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 발표

67만명 피해에도 신고 1% 그쳐

27일 중구 사회적참사특조위에서 최예용(왼쪽 세번째) 부위원장 등이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정밀추산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27일 중구 사회적참사특조위에서 최예용(왼쪽 세번째) 부위원장 등이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정밀추산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가습기 살균제에 따른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이 1만4,000명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통해 국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 규모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27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사참위 대회의실에서 발표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규모 정밀 추산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 가운데 관련 질병을 진단받고 사망한 인구는 약 1만4,000명(최소 1만3,000명~최대 1만6,000명)에 이른다. 가습기 살균제 관련 질병에는 천식·비염·간질성 폐 질환 등이 있다. 이는 정부에 접수된 피해 인원의 10배에 가까운 수치다. 정부가 접수한 가습기 살균제 관련 사망자는 이달 17일 기준 1,553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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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실제 건강 피해 경험자 규모도 정부가 파악한 수치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 결과에서는 지난 1994~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는 약 627만명(최소 574만명~최대 681만명)으로 추산했다. 특히 이 가운데 약 67만명(최소 61만명~최대 73만명)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건강에 피해를 봤다고 파악했다. 하지만 정부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지난 9년간 접수한 가습기 살균제 건강피해 신고자는 6,823명이었다. 이는 이번 연구에서 추산한 피해 인원의 1%에 불과한 수치다. “잠재적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사망자가 여전히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는 게 사참위 측의 설명이다.

최예용 사참위 부위원장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를 추산한 연구는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라며 “(사망자가) 실제로는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등 정부 차원에서 보다 정밀한 후속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음달이면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알려진 지 9년이 되는데 아직도 참사 피해자가 어느 정도인지조차 파악이 안 되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열린 ‘가습기 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의 후속 조치로 진행됐다. 전국 만 19~69세 성인남녀 1만5,472명(5,000가구)을 대상으로 방문 면접 조사를 해 이뤄졌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오차는 ±1.414%포인트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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