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저격수 노릇 하다 멍든다" 김부겸 충고에 조수진 "DJ의 당부 잊지 말기를"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이 자신을 향해 ‘초선일 때 절대 공격수 노릇을 함부로 맡지 말라’며 정치 선배로서 충고를 건낸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아무리 ‘문파’(문재인 지지층) 진영의 표가 아쉬워도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당부를 잊지 말라고 조언했다.

조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부겸 전 의원, 김부겸 선배를 생각하면서 수년 전 기록해놨던 것을 꺼내 읽었다”면서 김 전 의원과 DJ의 첫 만남이 있었던 지난 1991년 9월을 떠올렸다.


조 의원의 글을 보면 당시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제도권 정치에 입문한 김 전 의원은 민주당 총재 DJ의 동교동 자택에 인사를 갔고, DJ는 김 전 의원에게 홍어 한 점을 건넸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그때까지 홍어를 먹어 본 적 없었던 김부겸은 아무 생각 없이 입에 넣고 씹었다가 총재 앞에서 음식을 토해낼 수는 없고, 그렇다고 삼키지도 못해 한동안 쩔쩔맸다고 한다.

그러자 DJ는 웃으면서 “김 동지, 운동권은 목소리를 크게 내기도 쉽고, 반대하기도 쉽지만 먹는 거 하나도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우리네 세상이고 현실”이라면서 “세상 문제를 볼 때는 서생적 문제의식이 있어야 하지만, 현실을 풀어갈 때는 상인 같은 현실감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DJ는 “정치하려면 국민보다 딱 반발만 앞서서 가세요. 국민보다 딱 반발만 앞서 국민의 손을 잡고 그 손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김 전 의원에게 당부했다.

조 의원은 이같은 일화를 소개하면서 “정당을 출입하는 기자 시절 내내, 김부겸이란 정치인을 응원했다”고 지난날을 떠올린 뒤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불모지로 가겠다고 했을 때는 진심으로 마음 아파했다”고도 적었다.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연합뉴스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연합뉴스


아울러 조 의원은 “(최근 김 전 의원이) 중대 사건의 형사 피고인이면서 법과 검찰총장을 발의 때처럼 우습게 알고 행동하는 사람(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을 찾아간 모습이 불편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또한 “‘원외’ 신분으로 완벽한 ‘문재인 정당’ 당권에 도전한 김부겸 전 의원의 처지에선 ‘문파’ 진영의 한 표가 아쉬울 수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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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조 의원은 “그럴수록 김부겸 전 의원이 상식을 가진 사람들, 넓은 중원을 향해서 뚜벅뚜벅 걸어가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초선일 때 절대 공격수 노릇을 함부로 맡지 말라”며 조 의원에게 충고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참 딱합니다. 배현진, 조수진 의원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치를 하다 보면 상대 당을 공격하게 되는데 그럴 때 의원들끼리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는 게 예의”라며 “저를 공격하는 두 분 말씀이 기사화되고 댓글이 6,000개가 넘었다. 저도 한 말씀 보탤까 한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두 분은 언론사 출신이다. 말과 글을 다루는 직업이다. 지난 제 글의 요지는 ‘독재’라는 말을 함부로 쓰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상황을 짚은 뒤 “그런데 (독재라는 말을) 함부로 쓰는 당이나, 제 글 중에 ‘눈을 부라린다’는 단어의 뜻을 곡해하는 의원님들이나 참 딱하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김 전 의원은 조 의원을 겨냥해 “독재의 성립 여부를 듣기 좋게 제가 ‘기본권 제한’ 여부라고 표현했다”면서 “직설적으로 말하면 반대파를 가두고, 패고, 고문하고, 조서를 조작하는 등 인권 말살의 범죄행위를 의미한다. 그게 독재”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김 전 의원은 “두 분은 서울 강남에서 당선되거나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조 의원이 고향인 전주에 가서 출마하면 제가 반독재의 기상을 믿겠다. 배 의원이 강북에 가서 출사표를 던지면 제가 심판론에 승복하겠다”고 말한 뒤 “그전에는 말을 지나치게 앞세우지 마시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김 전 의원은 그러면서 “조언 드린다. 비례 의원에게 저격수 역할을 흔히 맡기는데 거기에 넘어가지 마시라”며 “섣불리 공격수, 저격수 노릇 하다 멍드는 건 자신이고 부끄러움은 지역구민의 몫이 된다”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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