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국내 최초의 ‘재재건축 아파트’ 어디가 될까? [박윤선의 부동산 TMI]

<19> '마포주공' 재건축한 '마포삼성' 준공 26년차

1990년대 준공된 재건축 1세대, 어느덧 재건축 연한 눈앞

/일러스트=진동영기자/일러스트=진동영기자



우리나라에서 재건축을 할 수 있는 아파트의 나이는 최소 30년입니다. 물론 이는 사업이 가능하다는 의미일 뿐 실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통상적이죠. 그래서 1971년 준공돼 내년이면 50살이 되는 여의도 시범아파트나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 같은 대단지에게 재건축은 아직도 먼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1990년대에 이미 한차례 재건축을 마치고 수년 후면 또다시 재건축 연한을 채우는 단지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한 번 재건축하기도 어려운데, 벌써 ‘재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이 단지들은 대체 어디일까요?


◇국내 최초 재건축 조합이 설립된 그곳…‘마포삼성아파트’ =그 주인공은 바로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위치한 ‘마포삼성아파트’입니다. 이 단지의 전신은 1962년 국내 최초의 대규모 단지형 아파트로 조성된 ‘마포주공아파트’입니다. Y자형 동 설계나 개별 연탄보일러 난방 등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시설을 갖춰 ‘연예인 아파트’로 소문이 나기도 했었는데요. 그러나 광활한 동 간격과 6층이라는 낮은 층수, 노후화로 인해 재건축을 원하는 주민들이 생겨났습니다. 주민들은 무려 ‘1987년’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합니다. 국내 최초의 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갖은 진통 끝에 1994년 ‘삼성건설’이 마포주공아파트를 마포삼성아파트로 재건축 하며 국내 최초 대단지 아파트 재건축 사례로 이름을 올렸죠. 마포주공아파트를 지을 당시 한국주택공사를 이끌던 박기석 총재가 1994년 재건축을 할 때에는 삼성건설 회장 자격으로 사업에 뛰어든 점도 세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한편 마포아파트보다 이른 1957년 국내 기술로 건설한 최초의 아파트인 종암아파트는 마포아파트보다 5년 늦은 1999년 종암SK아파트로 재건축됐습니다. 참고로 국내 최초의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한 곳도 마포입니다. 마포 용강아파트가 공동주택 리모델링의 근거가 주택법에 마련된 2003년 시범단지로 첫 리모델링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어느덧 준공 20여 년 된 1세대 재건축 단지들 = 이렇듯 건축업계를 흔들었던 국내 최초 재건축 사업들이 진행된 지도 어언 20여 년이 흘렀습니다. 마포삼성아파트의 경우 벌써 준공 26년 차로 4년 후면 재건축 연한을 채우게 됩니다. 종암SK아파트는 그보다는 젊은 편이지만, 벌써 올해 준공 21년 차를 맞이했습니다. 물론 1990년대 지어진 아파트들은 층수가 높아 또다시 재건축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마포삼성의 경우 16~17층, 종암SK는 17~27층에 달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리모델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주거지역에 아파트를 지을 때에는 초과 35층으로 높이를 규제하고 있는데다 산이나 한강 등과 가까울 경우에는 고층 아파트를 짓는 것을 더욱 지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들 단지에겐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마포삼성이나 종암SK가 재건축될 즈음엔 법도, 건축 기술도 지금과 많이 달라져있을지 모르죠. 과연 국내 최초의 ‘재재건축’ 단지는 어디가 될 것이며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할까요? 궁금해집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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