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직영 남부순환셀프주유소 사무실에서 큰 소리의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현대홈즈’라고 표시된 모니터에는 1번 주유기 2번 센서에 이상이 생겼다는 알림이 떠 있다. 해당 주유기에 누유가 발생했다는 경보다.
2일 남부순환셀프주유소에서 현대오일뱅크 누유 감지 시스템 ‘현대홈즈’ 작동을 테스트했을 때 발생한 상황이다. 현대홈즈는 주유기마다 연결된 배관에 감지센서를 달아 사무실 모니터로 누유 여부와 위치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배관을 디지털화해 누유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국내 정유업계에서 현대오일뱅크가 처음이다.
주유소 탱크와 배관의 누유로 토양 오염이 발생하면 정화에 최소 2억5,000만원이 든다. 문제는 배관이 땅에 묻혀 있어 누유가 발생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배관 하나당 70만~100만원의 비용을 들여 압력을 체크해 누유 여부를 확인했다. 하지만 이미 탄성이 떨어진 노후 배관에서는 정확성이 떨어지는데다 배관에 더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달부터 10월 말까지 직영주유소 58곳에 현대홈즈를 순차적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 자영주유소에도 시설 지원을 통해 무상으로 현대홈즈를 설치해준다. 현대홈즈 개발을 주도한 김태수 현대오일뱅크 영업지원팀장은 “노후 주유소를 보유한 자영주유소 사장님들은 토양오염 발생 시 엄청난 비용과 최소 3개월에 이르는 영업 중단에 대한 불안감이 크기 때문에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현대홈즈는 친환경성을 높인 시스템이기도 하다. 토양 오염이 생기면 정화하는 과정에서 땅을 파고 오염물질이 대기 중으로 날아가면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현대오일뱅크뿐 아니라 다른 주유소에도 비슷한 시스템이 확대된다면 많은 사회적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주유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보너스카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유 주문과 결제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권태형 현대오일뱅크 마케팅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고객 니즈를 반영했다”면서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한 할인 등 서비스 영역을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