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5만원권이 처음 등장한 이후 올해 7월까지 누적 발행액은 모두 227조9,801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시중 유통 후 한은 금고로 돌아온 환수액은 112조 423억원(49.1%)에 불과했다.
나머지 115조 9,378억원(50.9%)은 가계·기업·금융기관 등 경제주체들이 거래나 예비 목적 등으로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올해 들어 7월까지 발행한 5만원권은 15조 3,036억원에 이르는데 환수액은 4조7,602억원으로 환수율이 31.1%에 그쳤다. 이는 2014년(연간 환수율 25.8%)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량 기준으로 따지면, 올해 발행된 3억600만장의 5만원권 가운데 2억1,100만장이 금고나 장롱 등 어딘가에 잠겨버린 셈이다.
코로나19로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비상 자금’ 성격의 현금을 5만원권으로 쌓아놓는 경향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광재 의원측은 이와 관련해 “부동산 다운계약 등 음성적 거래가 암암리에 퍼지고 있는 사실을 고려하면, 5만원권의 낮은 환수율이 단순히 현금보유 성향의 증가 때문만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은에 따르면, 미국의 최고액권 화폐인 100달러의 환수율은 ▲ 2015년 79.4% ▲ 2016년 77.6% ▲ 2017년 73.9% ▲ 2018년 75.2% ▲ 2019년 77.6%로 줄곧 70%를 웃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