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코로나가 멈춘 전세버스...기사 절반이 일자리 잃었다

전체 4만명 중 2.5만명만 운행

나머지 1.5만명 실직·휴직상태

버스37%가 휴업...작년比18배↑

수학여행·단풍놀이 특수 없는데

고용유지 지원금도 조만간 끊겨

영세업체 자본잠식·줄폐업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코로나19)로 인해 줄줄이 전세버스 운행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운전기사 절반 가량이 일을 못하고 있다. 대부분 업체는 올해 일감이 끊긴데다 금융권 대출이 힘들 만큼 영세하다. 연말부터 정부의 각 종 코로나19 지원 대책이 종료되기 시작하면, 대량실직과 줄폐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2일 전국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평년 4만여명선으로 유지되던 운전기사 가운데 올해 6월 기준 근무 중인 기사는 2만5,000여명으로 작년에 비해 약 38% 감소했다. 일을 하지 않고 있는 1만5,000여명의 기사는 실직이나 유·무급 휴직 상태다. 이 수치는 최근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휴업 중인 전세버스는 1만5,428대로 전체 버스 대비 약 37%다. 이는 작년(850대) 대비 약 18배나 급증했는데 지난 6월(약7,720대)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두 배나 뛰었기 때문이다.


전세버스 업체는 전국적으로 약 1,600곳이다. 이들 업체는 매년 직전년도 12월 또는 당해 1월에 연 단위로 통근·통학을 계약을 맺어 수익을 낸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이 계약 실적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매년 3~4월에 찾아오는 수학여행 대목을 놓쳤고, 10~11월 단풍놀이 수요도 올해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업체마다 기사에게 월급을 줄 수 없어 ‘일단 실업급여를 받고 상황이 나아지면 복직을 약속한다’는 식으로 설득하는 업체가 상당수로 알려졌다.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때 부담하는 ‘10%’도 기사를 직고용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부담될 만큼 경영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올해 전체 업체의 손실 규모를 약 1,4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수학여행, 단풍놀이 등 성수기 효과를 손실로 더하면 손실 규모는 5,000억원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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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는 대부분 업체가 재무 여력이 낮다는 점이다. 전세버스 업체는 일반 버스보다 대당 5,000만원 가량 높은 2억원대 버스를 평균 20~25대 할부로 구입해 운영하는 게 일반적인 형태다. 이 버스가 자본으로 잡혀 올해처럼 수익 없이 할부금을 갚다 보면, 업체는 자본잠식상태에 빠져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이 쉽지 않고 자금난이 가중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는 11월 고용유지지원금 종료를 시작으로 정부의 각종 코로나19 지원대책이 마무리되면, 업체들의 줄폐업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기는 12월이 1차 고비, 중소기업 대출 원리금과 할부금 상환 유예가 종료되는 내년 3월이 2차 고비”라며 “이미 상당수 업체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광화문 집회’에 전세버스가 동원되면서 전세버스에 대한 방역이 강화되고 각종 규제가 예고된 상황도 업체들의 말 못할 우려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전세버스 차량 운행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정부는 다른 업종의 경우 각종 피해지원 대책이 내놓고 있는데, 전세버스에 대해선 실태조사에 나서겠다고 한다”고 답답해했다.


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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