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일 현재의 인구 감소와 성장률 하락이 유지될 경우 오는 206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81.1%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과 5년 전 내놓은 전망치 62.4%(2015~2060년)와 상당한 괴리가 발생한다. 정부가 제시한 가장 낙관적 시나리오를 봤을 때도 국가채무비율은 2043년 84%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됐다. 재정을 둘러싼 우리나라만의 고유 변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2060년 60%대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가 달성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이날 2020~2060년 장기재정전망을 통해 세 가지 재정관리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장기재정전망에서 정책 대응을 하지 않은 경우와 인구 대응을 한 경우, 성장률 대응을 한 경우로 나눴다.
우선 현상 유지 시나리오의 경우 국가부채비율 전망치는 81.1%다. 올해 43.5%인 국가채무비율이 40년 후 2배 가까이 오른다는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2020년 대비 2060년 인구가 894만명, 생산가능인구가 1,678만명 감소할 것으로 전제하고 복지 확대 등에 따른 의무지출이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가정한 수치다. 경상 성장률은 2020년대 평균 3.8%에서 2050년대 2.2% 수준으로 전제했다. 이 같은 정부 전망치는 앞서 지난 2015년 12월에 처음 내놓은 2015∼2060년 장기재정전망에서의 수치(62.4%)와는 18.7%포인트의 오차가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5년 전 전망치에 비해 GDP가 거의 2,000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장기재정전망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생산성 향상으로 성장률 하락세가 완화되는 시나리오에서는 2043년 84%까지 상승한 뒤 2060년 64.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성장률 문제에 적극 대응할 경우 2050~2060년 연평균 성장률은 1.3%로 오른다고 전제했다. 또 인구감소세가 둔화돼 성장률이 개선되면서 지출도 함께 늘어난다면 2044년 97%, 2060년 79.7%일 것으로 내다봤다. 무대응 시 전망치인 81.1%보다는 낫지만 개선 효과가 그리 크지는 않다. 정부가 인구 감소에 적극 대응할 경우 2060년 인구는 4,808만명으로 386만명 감소에 그친다. 생산가능인구 감소폭도 1,403만명으로 다소 줄어든다.
정부는 2040년대 후반부터 재량지출을 중심으로 지출관리에 나서 채무비율을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마른 수건 쥐어짜기 식의 재량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국가부채 규모를 제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 노력과 관련해 “기재부가 지출 구조조정에 대한 노력을 많이 한 것 같은 건 사실이지만, 그 정도 수준에서 부채 규모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또 이미 2024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정부 목표치 제시가 공허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